"내가 왜 공산주의자냐"...尹 '전사 돼라' 그뒤 장관들 달라졌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공산주의자예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내가 왜 공산주의자입니까.”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정책종합질의에서 민형배 의원과 박민식 장관이 벌인 고성 설전의 일부다. 민 의원이 “박 장관이 국회의원이던 당시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전략에 부산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공산주의자냐”고 몰아세웠고, 이에 박 장관은 “침소봉대하지 말라”며 치받았다. 광주시의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논란이 급기야 의원과 국무위원 간 ‘공산주의자’ 공방으로 번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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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벤치마킹?"…달라진 국무위원들
최근 국무위원들의 이런 공세적 답변 태도가 화제를 낳고 있다. 박민식 장관뿐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민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민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대응 국정원 문건과 관련해 “중앙일보 편집인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박 장관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민 의원이 “대통령이 언론사 편집인에게 전화하는 건 바람직하나”라고 재차 묻자 박 장관은 “팩트는 (전화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팩트가 틀렸는데 왜 자꾸 비틀어 질문하느냐”며 반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같은 날 예결위에서 위성곤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예의가 없다”며 발끈했다. 위 의원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질의하며 “지금 우리 정부는 도쿄전력의 입이 돼버렸다”고 하자 한 총리는 “어떻게 정부를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버럭한 것이다.
평소 비교적 점잖은 답변 태도를 보였던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국방부 故채수근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줄곧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왜곡이다”라며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국민의힘에선 “공세적 답변태도가 원희룡, 한동훈 장관에 이어 전부처로 확대되는 것 같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전사(戰士)가 돼라"…정기국회서도 대야 강경 기조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정권이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이후에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매우 공격적이고 도발적이고. 뻔뻔스럽고 이런 행태들이 일종의 지침과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야 강경 기조는 이날 개막한 100일간의 정기국회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과 야당 간의 공방은 물론, 여야 간의 신경전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기국회 대비를 위한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서도 “‘1 더하기 1은 100’이라고 하는 세력과는 싸울 수밖에 없다”며 여당 의원들의 대야 투쟁심을 자극했다.
◇尹 국정운영 지지도 하락세=한편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2%였다. 8월 2주차에 35%를 기록한 이후 소폭이긴 하지만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응답자들은 ▶외교(19%) ▶전 정권 극복ㆍ잘못 바로잡음(5%) ▶국방ㆍ안보(5%) 등을 주요 긍정평가 이유로 들었다. 부정평가 이유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21%) ▶외교(11%) ▶경제ㆍ민생ㆍ물가(8%) 순이었다.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5%포인트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갤럽은 8월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전국지표조사는 8월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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