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새는 '변실금' 증가하는데… 의료 수가 낮아 치료 제공 어려워"
대한대장항문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1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2023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고령화 시대에 따른 변실금의 열악한 치료 및 관리 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항문·직장 노화로 생긴 변실금 증가세
국내 변실금 진료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6266명에서 2022년 1만5434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특히 노인 환자의 비중이 큰 편으로, 전체 변실금 환자의 71.3%가 65세 이상 노인이다(2022년). 변실금의 원인은 다양한데, 노인은 주로 항문·직장의 노화로 인한 변실금을 겪는다. 이 외에도 항문 수술, 분만, 직장암 치료, 염증성 장질환, 신경 조절 장애 등이 변실금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대장항문학회 강성범 이사장은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노인들이 겪는 의학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며 “특히 타인에게 알리기를 꺼려하는 변실금 같은 질환에 대해서도 인식을 바꾸고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변실금 자체에 대한 이해가 낮을뿐더러 증상이 나타나도 오랫동안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변실금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5%가 “모른다”고 답했고, 42.6%가 “증상이 생기고 1년이 지난 후 병원을 처음 방문했다”고 답했다. 증상 발현 후 한 달 이내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13.9%에 불과했다.
변실금을 겪으면 증상의 경중에 상관없이 삶의 질 저하를 느끼게 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변실금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은 ▲외출이 어렵다 ▲냄새가 난다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기저귀 착용으로 자존감이 낮아진다 ▲성생활에 방해가 된다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변실금 수술 수가 낮아… "수술 의사 시급 3400원"
변실금은 직장경 검사, 항문 직장 내압 검사, 근전도 검사 등으로 진단하며, 병의 경중에 따라 약물, 바이오피드백, 항문 괄약근 성형술, 천수 신경 자극술, 장루 조성술 등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검사와 치료에 있어 ‘낮은 수가’가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외과 김태형 교수는 “미국과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변실금 진료 수가는 25% 수준으로 매우 낮다"며 "항문 괄약근 성형술을 하는 의사들의 경우엔 인건비가 평균적으로 시간 당 3400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변실금 환자에게 기본적인 치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천수 신경 자극술의 경우는 낮은 수가 때문에 의료 장비 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실제 약물로 효과가 없는 변실금 환자는 천수 신경 자극술에 효과를 보이는데, 이들 환자의 치료 대안이 없어진 것이다.
김태형 교수는 "진료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건강보험 수가 체계에서 변실금 환자 진료에 대한 외과의사 개개인의 열정에만 기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초고령 사회에서의 필수의료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한 변실금 진료에 대한 정책수가가산 등의 실제적인 수가 개선책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보헙급여과 조영대 사무관은 "변실금 환자의 80%는 약으로 치료가 되는데, 이들 환자의 진단과 관리는 의원과 전문병원에 맡기고 중증 변실금 환자를 중심으로 수술 수가를 높이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밖에 토론회에서는 변실금을 만성질환로 분류하고, 이 분류 안에서 수가를 높이는 방향에 대한 정책 제언이 나왔다. 변실금은 노인에게 흔하며, 노인의 사회격리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만큼 ‘노인의료’ 카테고리 안에서 치료·관리를 하고 수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대한대장항문학회는 ‘2023 골드리본캠페인’의 일환으로 9월 한 달 간 전국 17개 병원에서 대국민 대상의 공개 건강강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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