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일본 총리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조사미흡…사죄해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00주년을 맞은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일 도쿄 지요다구 국제포럼에서 개최된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일본 정부의 정보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한국·조선인 학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사과했다.
그러면서 “과거로 눈을 돌리면 미래는 보이지 않게 된다”며 일본이 과거를 미뤄 헤아리고 정보 수집을 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해서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나쁜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직하게 책임을 다해야 하고,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등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간토대지진 직후 퍼진 유언비어로 조선인이 학살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일본이 외면하는 배경에는 국력의 약화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이 책무를 다해야 하지만, 한국이 대신 해법을 제시해 죄송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정부의 해법 발표 이전으로 돌아가 한일 관계가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대지진 직후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다양한 헛소문이 유포돼 약 6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자경단 등에 의해 살해됐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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