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오락실' 비하인드 대방출... 나영석이 또 해냈다

김상화 2023. 9. 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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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에그이즈커밍'이 운영 중인 <채널 십오야>

[김상화 기자]

 
 최근 진행된 '채널 십오야'의 유튜브 생방송 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대한민국 대표 예능 PD 나영석이 몸담고 있는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이 운영중인 <채널 십오야>는 채널 운영 4년여 만에 구독자수 568만 명을 자랑할 만큼 성공적인 유튜브 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19년 개설 이래  '5분 TV방영 + 유튜브 30분 풀버전 공개' 등 파격적인 시도를 단행하면서 <출장 십오야>, <라끼남>, <마포멋쟁이> 등 색다른 예능 숏폼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4월 종영한 <그림형제> 이후 <채널 십오야>의 유튜브 기반 예능 제작은 잠시 휴식기에 돌입한 상태다. 대신 이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은 나 PD, 김대주 작가, 박현용 PD 등 제작진을 주인공으로 하는 인터넷 생방송.

기존 TV 예능과는 결이 다른 <채널 십오야>만의 독특한 감성이 담긴 '숏폼' 제작 중단은 시청자 입장에서 아쉽지만 대신 담당 PD 및 작가들의 유튜브 라이브와 출연진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구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쏠쏠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장 사진 공개로 기대감 키운 <이서진의 뉴욕 뉴욕2>
 
 최근 진행된 '채널 십오야'의 유튜브 생방송 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지난 8월 29일 무려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 생방송 <지락실 메인 잔디인형 박현용PD와 함께하는 2탄 (feat. 4세대PD)>에선 MC 나 PD, 김대주 작가, 그리고 박현용 PD, 김예슬 PD가 출연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향후 방영 예정작인 <이서진의 뉴욕 뉴욕2>, 올해 최고의 화제작 <지구오락실>에 대한 각종 비화가 공개됐다.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나영석 PD와 김대주 작가는 일련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이서진의 뉴욕 뉴욕> 시즌2 촬영을 끝 마친 상태였다. 시즌1은 tvN 방영에 기반을 뒀지만 이번 2편은 유튜브 방영을 전제로 제작되면서 한동안 신작 공개가 끊어졌던 <채널 십오야>의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 PD는 당시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서진이 유학시절 살았던 주택과 고교 탐방을 비롯해 같은 시기에 진행된 CJ ENM의 케이팝 콘서트 < KCON >의 부대행사에 참석한 일들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시청자들의 재미를 북돋은 대목은 <지구오락실> 출연진 캐스팅의 뒷이야기였다. 이은지-미미-이영지-안유진이 선택된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지구오락실> 캐스팅 뒷이야기
 
 최근 진행된 '채널 십오야'의 유튜브 생방송 중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당시 제작진은 '여성 연예인 중심의 퀴즈 예능'이라는 간단한 틀만 잡아 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수십 명의 후보자 이름이 포스트잇으로 벽면을 뒤덮을 만큼 많이 거론되었다고. 그중 젊은 세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래퍼 이영지에 공감대가 모아졌다고 한다. 이미 유튜브, SNS를 통해 크리에이터로서의 능력을 보여줬기에 가장 적합한 출연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렵 소속사에선 이영지의 예능 노출을 가급적 자제하려고 했기에 삼고초려에 가까운 접촉을 해야했고, 어렵게 출연이 확정됐다.  

이후 코미디언 중에서 출연진을 물색하던 제작진은 유튜브 <피식대학>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선보인 개그우먼 이은지를 선택한다.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과 CJ ENM 상무 등 함께 작업해 본 연출진들의 추천과 더불어 주변에서 "잘 될 수 있는 코미디언"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고. 추후 이은지는 '콘텐츠 괴물'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각종 드라마, 영화 등을 두루 섭렵한 덕분에 프로그램에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이돌 멤버들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의견 속에 아이브 안유진이 발탁되었다.  이우정 작가가 때마침 2-3세대를 건너 뛰고 4세대 아이돌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이제 막 '일레븐'으로 데뷔한 아이브 리더 안유진의 이름이 거론되었다고 한다. 과거 tvN <호구들의 깜빵생활> 게스트를 비롯한 각종 예능 속 활약상이 캐스팅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맑은 눈의 광인'이란 표현처럼 예상을 넘어선 예능감으로 안유진은 최상의 결과를 탄생시키게 된다.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한 오마이걸 미미의 경우, 기획 도중 코로나를 앓고 집에 누워 있던 박 PD가 부인의 추천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캐스팅한 경우라고. 걸그룹 멤버가 각종 먹방 콘텐츠를 직접 촬영, 편집까지 다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채널이 눈길을 끌었고, 나 PD 입장에선 처음 보는 인물과 낮은 인지도가 고민이었지만 젊은 PD들과 작가의 추천으로 미미를 과감하게 선택하게 됐단다.  

방향성 바꾼 채널 운영으로 더 큰 공감대 형성
 
 최근 채널 십오야가 공개한 '소통의 신' '나영석의 나불나불' 주요 장면
ⓒ 에그이즈커밍
 
이미 알려진 것처럼 <채널 십오야>의 방향성이 달라진 이유는 지난 5월 나PD가 <그림형제>의 출연자 침착맨(이말년 작가)의 채널에 생방송으로 출연하면서다. 당시 나 PD는 유튜브 영상을 찍고 있는데 어느 순간 카메라 감독 20명이 달라 붙는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제작비 규모는 커진 반면 <출장 십오야>의 경우 PPL은 받지 않다보니 조회수는 높지만 적자가 빚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 이 때문에 제작진은 잠시 웹예능 형식의 프로그램 제작은 휴식기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침착맨의 방송에 출연해 팁을 전수받은 나 PD는 옛 출연진과의 진솔한 대화를 담은 <나영석의 나불나불> 등을 통해 채널 운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김종민, 유해진, 염정아 등 반가운 인물들과의 재회를 통해 당시 촬영장 비하인드를 소개하는가 하면 침착맨의 조언대로 간단한 도구와 장치로만 라이브 방송을 진행, 구독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최근 진행된 채널 십오야의 인터넷 생방송, '나영석의 나불나불'의 한 장면
ⓒ 에그이즈커밍
 
이와 같은 발상의 전환은 콘텐츠 포화 상태에 놓인 웹 예능 제작진들과 시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상의 전환으로 위기를 뚫고 나가는 경우보단 점차 쇠락하면서 침체의 늪에 허덕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규모는 커졌지만 실속 없는 운영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채널 십오야>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였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존 TV 예능 방식의 제작을 잠시 멈추고 매주 실시간 라이브를 중심으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방송 뒷이야기를 공개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무모할 수 있었던 '5분짜리 숏폼' 예능을 정착시켰던 <채널 십오야>로선 과감히 내려놓는 방식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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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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