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김진태 강원지사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 지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 통해 입장 밝혀
김 지사 "독립군 학살 사건 용의자" 주장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이전을 추진하면서 정치권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홍범도 장군 동상은 철거하는 게 맞다"며 흉상 이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김진태 강원지사는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자유시 참변을 아는가? 1921년 소련 적군에 의해 우리 독립군 수백 수천 명이 몰살당한 끔찍한 사건"이라며 "이 사건으로 우리 무장 독립군은 사실상 궤멸했다. 사료에 의해 홍범도 장군이 이 사건에서 소련 편에 가담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적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그는 (홍범도 장군)이 사건 이후 레닌으로부터 권총을 하사받고 평생 차고 다녔다고 한다. 우리 독립군을 살육했다는 사람을 다른 데도 아닌 육사에 모셔놓고 생도들에게 뭘 배우라는 것인가"라며 "천보 만보를 양보해도 동지를 학살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자신의 SNS틀 통해 "홍범도 장군 동상은 철거하는 게 맞다"며 흉상 이전 지지 입장을 밝혔다.[사진출처=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페이스북]

이어 김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이 1962년 건국훈장을 추서했으니 더 따지지 말라고? 그땐 자료가 미흡하고 몰라서 그랬을 수 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새로 드러난 사실을 알고도 홍범도 동상에 굳이 예를 표하고 싶다면 그대들의 조국은 어디인가?"라고 했다.

홍범도 장군 공산당 활동, 학계서도 결론 못 내려

지난달 28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활동 경력은 학계에서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문제다. 특히, 자유시 참변 이후 홍범도 장군이 군사재판 재판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소련 편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대해 한동건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홍범도 장군이 당시 재판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맞지만 독립군의 선처를 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며 "공산당 가입 이력 또한 조국의 통일을 위한 목적이었지, 냉전 체제의 공산주의에 투신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북한 김일성의 노동당과는 관련도 없다"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