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꿈꾸는 빈 살만…노화 연구 年1조 3000억 투입

구나리 2023. 9. 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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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불로장생 연구에 연간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헤볼루션 재단'(Hevolution Foundation)은 향후 2~4년 이내에 연간 10억달러를 노화 치료 연구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재단의 자체 연구가 아닌 세계 각지에 있는 연구진과 스타트업이 과학적 성과를 내고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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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장수 꿈꾸며 연구 지원해
"입지 강화·이미지 세탁" 비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불로장생 연구에 연간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헤볼루션 재단'(Hevolution Foundation)은 향후 2~4년 이내에 연간 10억달러를 노화 치료 연구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재단의 자체 연구가 아닌 세계 각지에 있는 연구진과 스타트업이 과학적 성과를 내고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헤볼루션 재단은 '헬스'(health·건강)와 '에볼루션'(evolution·진화)을 합친 말로 양질의 삶을 연장한다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비전이 담겼다. 이 재단은 왕명에 따라 2018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돼 2022년 7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마무드 칸 헤볼루션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선각자 의식'을 가지고 전통적이지 않은 접근법으로 노화 치료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화 연구에 뛰어들 과학자와 이 분야 자료는 없어도 문제 해결 기술이 있는 인접 분야 과학자 모두를 모아 시너지를 낼 것이라 자신했다.

칸은 ▲ 노화 세포를 예전 상태로 돌리는 후생적 재프로그래밍 ▲ 세포 내 고장 난 기관을 없애는 자가포식 ▲ 생체 기능이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퇴행하는 노화라는 세 축에 우선 순위 없이 모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노화를 나타내는 생체지표를 확인하고 기존 의약품을 이용한 대규모 노화 치료 임상시험에 서둘러 투자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이들 두 작업은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지만, 즉시 이익이 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 같은 헤볼루션 재단의 활동을 통해 자신이 통치하는 사우디의 국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삶의 질을 높이고 석유 의존도를 낮출 새로운 산업을 제시하여 젊은 층이 많은 사우디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사우디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고정관념이 헤볼루션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사우디가 경제 구조 변혁의 일환으로 종합격투기 대회에 1억달러(약 1323억원)를 투자하는 등 글로벌 스포츠에 막대한 자금을 대는 것도 인권탄압 후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시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로 일부 연구자들은 왕실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절대왕정과의 거래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사우디와의 관계를 껄끄럽게 생각하던 과학자들도 사우디의 지원금 앞에서는 마음의 빗장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화연구연맹(AFAR)은 거듭된 논의 끝에 지난해 18개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받았고 그 뒤로 재정지원을 갱신하기도 했다.

스테파니 레더먼 AFAR 전무이사는 "사람들(과학자)이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며 "우리가 돈(헤볼루션 재단의 지원금)을 나눠주는 것을 보자 그런 생각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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