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산전체주의·반국가세력, 반일감정 선동…한미일 협력 위험하다 호도”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아직도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미일 협력 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외교원 60주년 기념식 모두발언에서 "지금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과 관련해 현 정부의 '실정'(失政)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또 외교 노선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부정적 생각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외교 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 부재를 뜻한다"며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하는 외교는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립외교원은 우리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역사관, 국가관에 기초해서 외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임 문재인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우며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외교'를 추진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963년 외무공무원 교육원으로 출발한 국립외교원 역사를 돌아보며 "국립외교원의 지난 60년이 우리 외교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원은 글로벌 중추 외교를 펼칠 인재의 산실"이라며 "이제 외교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60년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민국 외교의 이념과 가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입각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국립외교원은 국제적 위상의 글로벌 싱크탱크로도 커나가 대한민국 외교에 통찰을 주는 담론을 형성해달라"며 "각별한 사명감을 갖고 최정예 외교관 양성에 온 힘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또 "우리 외교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 외교를 지향하려면 외교관 충원·양성 과정부터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특수 언어 능통자, 전략 지역 전문가를 민간 영역에서 적극 영입해 교육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에 앞서 박철희 국립외교원장도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흔들리는 동맹 외교, 한반도 중심의 외교 구상, 국제적 책임과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동적 자세 등으로 인해 국립외교원이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정체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다시 고취하고, 심기일전의 각오로 모든 역량을 결집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으뜸가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 3월 임명된 박 원장은 윤 대통령 대선캠프를 거쳐 인수위원회 시절에는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을 맡아 한일 정책협의대표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등 현 정부의 한일 외교 기조를 뒷받침한 일본통이다.
이날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신임 외교관 후보자들 38명과도 별도로 만나 "국가 미래의 주역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계속 노력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외교관 후보자들이 국제사회에서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단호하고 의연하게 실현해 나가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외교원 정원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반송 한 그루를 심었다.
기념식에는 정부 관계부처, 국립외교원 인사들과 대통령실 참모진, 학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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