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외교관 충원 다양화"... 정반대로 간 외교부

안홍기 2023. 9. 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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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일 외교관 충원·양성에 민간 영역의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외교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 외교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외교관의 충원과 양성 과정에서부터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특수 언어 능통자, 전략 지역 전문가를 민간 영역에서도 적극 영입해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업 외교관과 외부 전문가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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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 70주년 기념식 "직업 외교관 - 외부 전문가 조화" 말했지만... 민간 개방 직위 줄여

[안홍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9.1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외교관 충원·양성에 민간 영역의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민간 개방형 직위 28개 중 5개를 내부 임용으로 전환했는데, 대통령의 구상과는 정 반대로 간 셈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 양재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최정예 외교관 양성에 진력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외교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 외교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외교관의 충원과 양성 과정에서부터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특수 언어 능통자, 전략 지역 전문가를 민간 영역에서도 적극 영입해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업 외교관과 외부 전문가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의 현실은 윤 대통령의 다양성 추구와는 달리 민간 전문가를 내쫓고 있는 상황. 외교부 본부의 민간 개방형 직위는 28개인데, 지난 7월 부대변인, 디지털공공외교과장, 녹색환경외교과장 등 5개 직위를 내부 임용으로 전환했다. 이어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정책홍보담당관에 채용됐던 민간인을 해고하기도 했다.

이날 대통령이 외교관 충원에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을 이유로 외교부가 한두 달 만에 개방형 직위를 다시 확대하거나 민간인 채용을 늘린다면, 지난 7월의 개방형 직위 축소는 결국 이전 정부 때 임용된 민간인을 내쫓기 위한 요식행위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아직도 전체주의·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 선동"

이날 윤 대통령은 공산 전체주의와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 등의 위협에 맞서 자유주의 국가 간 연대를 공고히 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정치에서 이론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략적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고 폄하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아직도 이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미일 협력 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 그리고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존중하는 나라들과 함께 안보와 경제, 정보와 첨단 기술의 협력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외교 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며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하는 외교는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국립외교원은 우리의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역사관, 국가관에 기초해서 외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흔들리는 동맹 외교, 한반도 중심의 외교 구상, 국제적 책임과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동적 자세 등으로 인해 국립외교원도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정체되어 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다시 고취하고, 심기일전의 각오로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으뜸가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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