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80개가 제 배트에서 나온 거예요" 롯데 미래의 동반 성장

이형석 2023. 9. 1. 11: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윤동희가 후배 김민석에게 받아 사용 중인 배트를 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에게 배트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그와 함께 있던 후배 김민석이 "저 형, 안타 90개 중 80개가 제 배트에서 나온 거예요"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실제 윤동희의 배트 헤드 부분에는 'KIA M S'이라는 이니셜이 뚜렷하게 박혀 있다. 윤동희도 "(김)민석이의 배트가 큰 역할을 했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입단 2년 차 윤동희가 신인 김민석의 배트를 처음 사용한 건 올해 4월 말이었다. 그는 "시즌 처음 1군 콜업 후 일주일 정도 지나 민석이의 배트를 사용했는데, (느낌이) 좋아서 두 자루를 더 얻었다"고 전했다. 
'요술 방망이'였다. 5월 이후 윤동희의 타율은 0.296로 높다. 윤동희는 지난해 4경기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쳤다. 입단 2년 차를 맞아 기량이 발전한 영향도 있겠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배트를 얻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윤동희는 "기존에 내가 쓰던 방망이는 톱 밸런스였다. 그런데 (김)민석이의 배트는 미들 밸런스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배트의 무게중심이 위쪽에 쏠려 있으면 톱, 가운데에 가까우면 미들 밸런스로 구분한다. 
윤동희는 "톱 밸런스 배트의 중심에 공을 맞히면 비거리가 멀리 나가지만, 정타 확률이 떨어진다. 대신 미들 밸런스는 중심에 맞을 경우엔 톱 밸런스보다 비거리가 조금 적게 나오나, 중심에 맞지 않았을 때도 비거리가 꽤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비거리가 많이 나오면 야구가 더 재밌고 즐겁다. 그런데 1군에서 뛰니까 타구를 (좌우 펜스 기준) 99m만 날려 보내도 홈런이 되곤 한다"면서 "비거리에 욕심부리지 말고 내게 더 유리한 걸로 바꿔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윤동희는 "내가 배트를 잘 부러뜨리지 않는 편이다. 3개월 넘게 사용하다가 한 달 전에 배트가 깨져서 하나 남은 배트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에게 받은 배트를 애지중지하느라, 훈련 때는 다른 방망이를 사용했다. 이런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경기 보조요원이 실제 김민석의 배트를 윤동희의 자리에 갖다 놓는 해프닝도 자주 발생한다. 
'김민석에게 선물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윤동희는 "밥을 샀다"고 했다. 이를 전해 들은 김민석은 "밥을 사주지 않고, 삼각김밥으로 때우더라"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윤동희는 "우리가 저녁을 150번쯤 함께 먹었는데, 식삿값을 내가 100번은 냈다"고 맞받아쳤다.

윤동희와 김민석은 올 시즌 신인상 후보 가운데 야수로는 가장 돋보이는 선수들이다. 둘 다 '롯데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윤동희는 최근 리드오프를 맡아 3할 안팎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김민석은 21일 기준으로 타율 0.269 35타점 14도루 48득점을 올리며 타선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31일 발표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예비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윤동희는 "(김)민석이 배트와 똑같은 모델로 주문을 해 놓았다. 곧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물론 이니셜은 꼭 바꿀 거다"라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