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자 홍범도는 오해”라던 국방부, 과거 영상 숨겼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으면서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기로 결정했지만, 국방부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국방TV'에는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라고 오해하신 분들이 있다"는 내용이 영상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국방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 시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범도는 동포 권익 위했던 존경받을 할아버지”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으면서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기로 결정했지만, 국방부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국방TV’에는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라고 오해하신 분들이 있다”는 내용이 영상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해당 내용이 담긴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1일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국방TV’에 게재됐던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 영상에는 홍 장군의 독립운동 행적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자(피디+기자) 파일’ 코너 진행자로 출연한 국방TV 관계자는 홍 장군이 ‘일본군에게는 하늘을 나는 장군이라 불릴 정도로 두려운 존재’였다며 러시아에서 활동할 당시 공산당에 가입하게 됐던 배경을 설명했다.
출연진은 “홍범도는 왜 공산당에 가입했나. 고려인 보호를 위해 소련공산당에 가입했으나 효과는 없었다”며 “홍범도가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오해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이) 1920년, 그러니까 21년 이후로 못 돌아오시고 소련에서만 살았고, 그리고 이제 광복이 된 다음에도 이제 동서냉전이 생기고 소련하고 공산당과 우리가 교류를 안 했다”며 “소련의 상황을 잘 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은) 소련에서도 동포들의 권익을 위해 돌아가신 날까지 존경받을 우직한 할아버지”라며 “국모가 시해됐다고 총을 들고 일어나 의병을 하고 만주벌판에서 항일운동을 하신 진정한 민초”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8월 29일 게재된 이 영상은 이날 오전 9시까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볼 수 없다.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 관련 내용이 확산하자 비공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국방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 시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해당 영상에 담긴 홍 장군에 대한 관점이 공식적으로 뒤바뀐 셈이다.
육사는 2018년 3월 조성한 홍 장군의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기로 했다. 육사 측은 전날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육사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에 대해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선양하고 육군과 육사의 역사적 뿌리를 잇기 위해 2018년 3월 1일 생도 교육의 전당인 충무관 앞에 장병들이 사용한 실탄 5만발의 탄피 300㎏을 녹여 설치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육사 내 홍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기로 한 만큼 국방부 청사 앞 홍 장군 흉상도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나, 국방부는 “필요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청산리·봉오동 전투의 영웅인 홍 장군은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후 연해주의 고려인 지도자로 활동했으나 1937년 고려인 강제 이주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해 정미소 노동자로 일하다가 1943년 숨을 거뒀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항일 독립전쟁 영웅을 빨갱이 취급하며 모욕한다” “국방부는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 “이 영상 없어지면 민원을 넣겠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분증 우편함에 넣어 두세요…100% 보이스피싱 범죄”
- “밤마다 클럽음악”…추락사 경찰 일행, 마약 모임이었나
- “5명 성범죄” 전자발찌 전과자, 아랫집 침입 또 성폭행
- ‘왕의 DNA’ 사무관 중징계 받는다
- 실컷 먹어도 OK… ‘꿈의 비만 치료제’ 국내서 개발 성큼
- 50년 넘게 연락 끊고 살았던 친모 아들 사망보험금 항소심도 승소
-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열릴까…학부모 지지 확산세
- ‘저위험 권총’도 총… 돼지 뒷다리 쏘면 6㎝ 뚫고 들어가
- [단독] “저 VIP라 계속 프로포폴 맞아요” 무방비 병원들
- 환전소 턴 외국인 1명 이미 해외…범행 4시간 만에 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