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 100년 전 오늘…간토대지진 그리고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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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동 지방을 강타한 간토대지진이 1일로 딱 100주년이 됐다.
일본 정부는 공식 석상에서 학살 기록이 없다고 밝히는 등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간토대학살은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도쿄와 요코하마 등 관동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간토대지진 이후 재일조선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학살사건이다.
학계에서는 지진 발생 이후인 9월3일부터 5일까지 일본 전역에서 이 같은 학살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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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 6000명 희생당해
日 언론·시민단체, 정부 질타
일본 관동 지방을 강타한 간토대지진이 1일로 딱 100주년이 됐다. 하지만 지진 직후 자행된 간토대학살 진상 규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공식 석상에서 학살 기록이 없다고 밝히는 등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일본 진보 언론과 시민단체가 나서서 정부가 진상규명과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해 일본 내에서도 두 갈래로 갈린 모양새다.
간토대학살은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도쿄와 요코하마 등 관동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간토대지진 이후 재일조선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학살사건이다. 지진으로 폐허가 된 관동지방 일대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불을 지르고 다닌다"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소문의 여파로 재일조선인을 향한 무차별 학살이 이어졌다. 당시 6000명 정도가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숫자는 여전히 파악이 불가능하다.
학계에서는 지진 발생 이후인 9월3일부터 5일까지 일본 전역에서 이 같은 학살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당시 재일조선인을 식별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억양이었다. ‘15엔 50전(쥬고엔고쥬센)’ ‘방석(자부통)’ 등 일본인 특유의 억양이 강한 발음을 말해보라고 하거나, 기미가요를 부르고 역대 천황의 이름을 대보라며 재일조선인을 찾아내려 했다. 발음이 어색하거나 답변을 하지 못하면 재일조선인으로 간주, 학살 대상이 됐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진상을 규명하거나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간토대학살과 관련해 "정부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만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정부 차원에서 조사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민당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역대 도쿄도지사들과 달리 재일조선인 희생자 위령비가 있는 공원 추도식에 취임 첫해인 2016년을 제외하고 추도문을 보내지 않아 사실상 추모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일본의 진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도쿄신문은 왜 당시 언론들이 간토대학살을 보도하지 않았는지를 파헤치는 기사를 보도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100주기를 맞아 당시 학살을 비판하는 영화를 개봉하고 증언 자료를 담은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 도심 곳곳에서는 간토대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와 이에 맞서는 극우세력의 혐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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