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닻 올랐지만…李 검찰출석·예산·입법 놓고 정국 소용돌이
무기한 단식 돌입한 이재명, 4일 검찰 출석
與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
여야가 제21대 국회 마지막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 두 번째 열린 정기국회에서도 '협치'보다는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에 나섰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오는 4일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포동의안 등을 놓고 정국은 또다시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 첫날인 1일 민주당은 밤샘 의원총회를 마치고 후쿠시마 핵물질 해양투기 중단을 위한 '비상행동 결과 보고'를 통해 결의를 다졌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을 비판하며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이라고 일갈했다. 오는 12월9일까지 100일동안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4월 총선을 목전에 놓고 열리는만큼 여야가 주요 현안을 두고 치열한 창과 방패의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단식 이틀째를 맞은 이재명 대표는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꼭 이렇게 해야되나라는 의견이 많다"며 "이것(단식)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지금 정권의 퇴행과 폭주, 민생 포기·국정 포기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는 없는데 이 일방적인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는 없다. 막을 다른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내년 예산 편성 등과 관련해 정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예산에 후쿠시마 관련 예산이 8200억 정도 편성되는 모양인데 차라리 이런 돈을 모아서 일본에 주고 일본에 고형화해서 보관하라고 요구하는 게 어떻겠나"라며 "예산 편성부터 국정기조부터 대폭 전환하기를 촉구한다"고 일침했다.
전날 저녁부터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비판하는 1박 2일간의 철야농성을 벌였다. 민주당 전체 168명 중 1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정부터 상임위별로 4개 조를 구성해 2시간씩 오염수 대응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대표는 밤샘 의총에서 "저는 오늘 이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국민들이 하고자 하는 일 맨 앞에 서려고 한다"며 "대한민국이, 국민의 삶이 집권여당과 대통령에 의해 무너져내리기 때문에 싸우는 것 외에는 더 이상 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이 이 길이어서 그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해내야 한다. 헌법이 정한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이 명한 일들을 치열하게 일선에서 해 나가면, 저들의 무도하고 원리원칙에도 없는 행태를 반드시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 다음 달 10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국정감사를 비롯해 예산심사,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책임있는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벼렀다. 특히 당론으로 채택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특별 안전조치 4법'은 물론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 이를 반대하는 국민의힘과 극심한 대립을 보일 수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56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도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예산 총지출 증가액을 6% 이상 올릴 것을 요구, 원안대로 처리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대여투쟁을 당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는 4일 검찰에 출석할 전망이다.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정기국회를 앞두고 뜬금없이 약자인 척하며 무기한 단식을 하나"라며 "이 대표의 단식은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국회의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 대표가 민생 현안이 산적한 정기국회를 단 하루 앞두고 단식을 결정한 건 누가 봐도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법치국가의 수사 절차를 방해하는 방탄 단식에 불과해보인다"며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는 마지막 수단은 방탄 단식이 아니라 이 대표의 사퇴일 것이다. 이 대표는 곡기 끊을 게 아니라 정치 그만둬야 할 사람"이라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실현을 뒷받침하는 데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사회적 약자, 안전 일자리, 미래를 위한 4대 지킴이 예산'을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가 시작하는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민생 고통을 덜어드리는 것이지 국민 혈세 뿌리기는 아닐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꼼꼼히 챙기는 일에 매진하겠다. 포퓨리즘과 가짜뉴스, 거짓선동은 철저히 배격하고 재정 누수를 막고 국가재정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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