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위로 받지 못한 ‘초대' [D:쇼트 시네마㊹]

류지윤 2023. 9. 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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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수정이라는 여자는 남편이 죽은 지 모르고 연락이 되지 않자 여러 통의 문자를 보내놨다.

장례식장에 온 여자 수정은 머릿 속으로 상상했던 불륜녀의 모습이 아니다.

화려하고 예쁠 것 같아 그런 외모를 가진 여자가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고개를 돌렸지만 불륜녀 수정은 지극히 평범한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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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영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남편의 장례식장, 황망한 아내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내는 남편의 차를 정리하다 트렁크에서 아이 선물로 준비한 장난감을 보고 마음이 쓰리다. 차 안에는 한 켤레의 구두가 있다. 상자 안에 영롱하게 빛나는 하얀 색 구두다. 남편의 수첩에는 수정이라는 이름의 낯선 여자와 나눈 필담이 적혀 있다.

혼란스러운 아내는 남편의 휴대전화의 잠금을 풀어본다. 수정이라는 여자는 남편이 죽은 지 모르고 연락이 되지 않자 여러 통의 문자를 보내놨다. 여자의 전화가 오고 아내는 남편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장례식장에 온 여자 수정은 머릿 속으로 상상했던 불륜녀의 모습이 아니다. 화려하고 예쁠 것 같아 그런 외모를 가진 여자가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고개를 돌렸지만 불륜녀 수정은 지극히 평범한 여자다.

스물 두 살의 수정은 남편과 영어학원에서 만났다. 수정은 염치없고 괘씸한 짓을 저질러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린다. 아내는 남편이 죽은 후, 발견되는 진실 앞에 남편의 세계 속에 초대 받지 못한 건 자신인 것 같다.

아내는 수정에게 남편의 차 안에 있던 구두를 건넨 뒤,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는다.

영화는 여백이 많다. 남편이 죽은 이유, 아내와의 평소 관계, 수정과의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된 건지 설명하지 않는다.

이 여백을 채우는 건 아내를 연기한 이상희와 수정 역의 이민지다. 이상희는 무덤덤한 슬픔과 분노의 연기를 보여준다. 슬퍼하는 것도 힘에 겨울 때, 분노를 꾹꾹 누르며 식사를 하는 장면 하나로 여자의 무너진 회색빛 세상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러닝타임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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