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끌어올리기 초점…국민연금 기금운용위 독립기구화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부문의 개선사항’을 함께 냈다. 기금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와 가입자 중심의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 위주로 재편하고, 장기적으로는 독립기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집행기구인 기금운용본부 역시 궁극적으로 공사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의 자산배분 결정 권한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갖고 있다. 기금운용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부처 관료와 노동계 등 가입자 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대표성을 충족할지는 몰라도 투자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수익률을 끌어올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기금의 안정적인 관리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이다.
재정계산위 산하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는 공청회에서 현재보다 해외 위험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기준 포트폴리오'를 개편안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했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사모펀드·부동산 등) 등으로 자산 투자를 나누는 현재 방식 대신 투자 대상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단순화하고 위험자산 비율을 높이는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1%포인트 운용 수익률을 높이면 보험료율 2% 포인트 올리는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기금운용발전위의 분석이다. 이날 공개된 연금개혁 18가지 시나리오도 보험료율 인상안, 수급개시연령 연장에 덧붙여 기금수익률을 현재보다 0.5%, 1%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조합해 만든 것이다.
박영석 기금운용발전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사전 브리핑에서 "기금에 내재된 (실현 가능한) 수익률과 현재까지 달성한 평균 수익률 비교하면 기본적으로 1.5~2% 정도의 괴리가 있다는 것이 저희가 분석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제외하면 해외 공적 연기금의 위험자산 비중이 60% 이상인데 우리는 안전 자산 55% 위험 자산 45% 정도 투자하고 있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위험자산 투자를 늘리면 지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금운용발전위는 공청회 자료에서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략적 투자의사결정과 장기 운용전략 등이 원활히 집행되기 위해서는 유연한 조직 구성과 독립적인 투자 실행이 가능한 형태로 전담운용기관(가칭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을 신설하거나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법 등 관계 법령 개정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쪽이 현실적이라는 것이 기금운용발전위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투자의 현지화 관점에서 기금운용본부의 해외사무소를 확대하고 서울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됐다. 현재 기금운용본부는 전북 전주에 있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해 민간시장 대비 상위 50% 수준인 기본 급여를 올리고, 높지 않은 성과급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런 기금운용 체계 개편안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수익률 1%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접근은 현실적이 않다. 보험료를 올리거나 수급 개시 나이를 미루는 것은 확정 조치라서 100% 효과가 있지만 수익률은 예상이 달라지면 난리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다면 예상을 훨씬 웃도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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