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태 그린잇 대표 “100% 골프장 비대면 목표”
500여 개 골프장 중 240여 개 관리
야놀자 클라우드 손잡고 세계 시장 공략
여행과 골프 결합 "5년 내 세계 1위 도전"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다. 국내 골프장 운영정보시스템의 ‘넘버 1’ 벤처기업인 그린잇(GreenIT)을 이끌고 있는 박준태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년 안에 국내 점유율을 7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빠른 시간 안에 동남아 시장에서도 최고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세계 시장은 넓다"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5년 이내에 1위를 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1975년생인 박 대표는 호서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골프 관련 IT 기업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2005년 이츠원(IT’ONE)을 설립했다. 20년 가까이 이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팠다. 지난해 4월 뮤렉스 펀드가 기존 업체 ‘톱 3‘’인 이츠원과 무노스를 인수해 그린잇을 정식 출범시켰고, 박 대표가 최고 경영자 자리를 맡고 있다.
그린잇은 ‘그린(Green)’으로 대표되는 골프장에 ‘IT’을 결합한 회사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솔루션의 개발 보급이 주 업무다. 골프장 운영정보시스템, 경기 관제시스템, 비대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지난 5월엔 B2C 대상 골프장 예약 애플리케이션 ‘골라가’를 론칭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린잇은 올해 상반기에만 20개가 넘는 골프장을 새 파트너로 맞았다. 현재 국내 500여 개 골프장 중 240여 개를 관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초창기엔 대부분 골프장이 운영과 고객 관리 등을 수기로 했다"며 "골프장에 정보기술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2005년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보수적인 골프장, 골프장 예약시스템 불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회원들의 인식 등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는 "기술력만 가지고 열심히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3년 동안 월급을 가져간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면서 고객을 설득했다. 2010년부터 골프장 운영정보시스템이 정착되고, 인터넷 및 모바일 예약·부킹시스템이 활성화됐다. 그는 "2015년 이후로는 골프장 IT솔루션이 필수가 됐다"고 했다. 2017년 골프존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다. 골프존이 운영하는 골프존카운티의 투자를 받아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했다. 그는 "고정비가 확보되면서 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았다"며 "퍼블릭 골프장들이 골프존카운티의 운영정보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그린잇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성장했다. 비대면 키오스크,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국내 유수의 골프장은 물론 일본, 베트남 등 해외골프장에 수출 공급하고 있다. 그린잇은 지난해 야놀자 클라우드와 손을 잡았다. 여행, 레저, F&B, 주거산업을 위한 인공지능기반 SaaS(Software-as-a-Service)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그린잇은 야놀자 클라우드가 보유한 전문성, 인프라를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야놀자 클라우드는 항공, 숙박, 렌터카 등을 책임지고 골프는 우리의 전문 분야"라면서 "여행과 골프가 결합돼 더 큰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골프 관련 업체에서 일하고 있지만 골프는 2년 6개월 전에 시작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골프를 하지 못했다"고 웃었다. 그는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베스트 스코어는 남여주 골프클럽에서 기록한 91타다. 접근성과 코스 관리가 잘 돼 있는 가평 프리스틴밸리 골프클럽을 가장 좋아한다. 그는 "골프 자체가 너무 재밌다"면서 "5~6시간 동안 라운드를 하다 보면 상대방의 성향, 성격 등을 알 수 있다. 술을 마시는 것보다 운동하는 것이 공감대 형성에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린잇은 처음 8명의 직원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126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회사의 내적 성장도 다지고 있다. 그는 "골프 솔루션 회사인 만큼 골프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골프를 다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올해 초부터 회사 주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 타석과 레슨 프로를 준비했다. 직원들이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는 "구성원들이 골프를 하고 나서 업무에 더 적극적"이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회사 문화를 바꾸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 구성원 간 협업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호칭부터 바꿨다. 영어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박 대표의 영어 이름은 ‘JT’다. 그는 "직급을 먼저 얘기하면 상하관계가 만들어진다.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신 있게 말을 하기 쉽지 않다"며 "영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작은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골프장의 완전 무인화를 꿈꾼다. 키오스크, 태블릿, 휴대전화를 통해 간편하게 예약, 내장, 셀프 체크인, 식음 주문, 정산 등을 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모바일을 활용한 골프장 무인시스템은 1~2년 이내 90% 이상으로 이용률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골프장과 골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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