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가 먹다가 남긴 복숭아는 누가 먹을까?

박도 2023. 9. 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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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숭아가 나오는 철이면 해마다 한 상자씩 친지에게 보내곤 한다.

 오늘 갑자가 복숭아가 먹고 싶어 가게에 가자 매대에는 선물용들이 가득한데 그 옆에는 까치들이 일부 쪼아먹던 낱알, 바람과 비에 떨어진 낙과들이 정상품의 1/3정도 값으로 팔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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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의 치악산 일기] 제161화 원주 명물 복숭아 이야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박도 기자]

일선에서 물러나 강원 산골로 귀촌한 지 꼭 20년째다. 첫 6년은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에서 살다가 이후 병원이 가까운 원주 시내 치악산 밑 마을에서 자내고 있다. 안흥에 살 때 그곳의 명물은 안흥찐빵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 워싱턴 D.C. 근교에 사는 제자까지도 자기가 다니는 단골 슈퍼에 가면 한국에서 온 안흥찐빵이 있기에 사먹을 때마다 나를 생각한단다.

사람이 사노라면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신세를 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안흥에 살 때는 친지가 찾아오거나 해마다 연말이면 신세진 이들에게 안흥찐빵 한 박스씩을 선물로 보냈다. 그러다가 원주로 이사한 이후에 보니까 이곳 명물은 복숭아였다.

그래서 복숭아가 나오는 철이면 해마다 한 상자씩 친지에게 보내곤 한다. 안흥찐빵 마을에 살 때 찐빵 가게를 지나면 주로 안흥의 이웃 낯익은 아낙네들이 날마다 찐빵을 빚어 파는데, 이따금 몇 박스씩 팔아주면 그렇게 고마워할 수 없었다.

아울러 찐빵 이야기를 기사로 써서 보내거나 간혹 TV에 출연하여 진행자들과 대담할 때 안흥찐빵 얘기를 빠트리지 않고 맛깔나게 들려준다. 그러면 방송이 끝난 즉시 매상이 팍 오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흥 찐빵마을 회장이 나를 안흥찐빵 마을 홍보위원으로 위촉하여 안흥에 사는 내내 그 감투를 썼다. 

그래서 연말이면 안흥 찐빵을 선물로 보내곤 했다. 그러다가 원주로 이사 온 이후에는 이곳 명물 복숭아로 대체하여 선물하곤 하는데 과수 농가 농민들의 대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시에서 귀촌한 분들 가운데 현지인들과 마찰을 빚거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귀촌하는 이들이 현지인들에게 뭔가 마음을 터놓치 않거나 그들에게 이득을 주지 않게 때문이다. 세상만사 'Give & Take'다
  
 까치가 먹다 남기거나 바람에 떨어진 복숭아
ⓒ 박도
 
오늘 갑자가 복숭아가 먹고 싶어 가게에 가자 매대에는 선물용들이 가득한데 그 옆에는 까치들이 일부 쪼아먹던 낱알, 바람과 비에 떨어진 낙과들이 정상품의 1/3정도 값으로 팔리고 있었다. 그 과일 하나를 씻어 먹자 그 맛이 성한 과일 이상으로 달고 맛있었다.

먹고 돌아서기 섭섭하여 1만 원 어치를 달라고 하였더니 자그마치 12알을 줬다. 그 낱알들을 봉지에 담아 집에 와서 씻어 먹자 과일 맛이 꿀맛이었다. 까치가 먹다가 남긴 복숭아는 누가 먹을까? 그 정답은 '주인집 가족이나 이웃 단골 고객이 먹는다'가 정답일 것이다.

세상은 서로 돕고 사는 곳이다. 도시민들은 농촌에서 수고하는 농사꾼들을 위해 농산물을 많이 사 주시고, 시골 농사꾼들은 도시민들을 위헤 열심히 농사 지어 그들의 입을 즐겁게 해 준다면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도시도 농촌도 다 함께 살아가게 마련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 - 도시민들이여! 우리 농촌을 위해 맛있는 우리 과일을 많이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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