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이기는 야구 ‘세팅’ 외친 최원호 호, 어디까지 만들었나
차승윤 2023. 9. 1. 08:02
한화 이글스의 2023년은 사실상 끝났다. 2024년의 한화는 과연 다를까.
한화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42승 6무 60패(승률 0.412)로 9위에 머물러 있다. 6월만 해도 5위와 승차가 단 2경기에 불과해 가을야구 희망이 잠깐 타올랐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7연패를 당하는 등 8월 승률이 0.250(5승 2무 15패)에 불과하다. 어느덧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10.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지난 5월 부임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첫 인터뷰에서 "(구단에서) 내년에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올해는 야수 쪽과 투수 쪽에 준비 작업을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내년이다.
이기는 야구를 위해 한화는 실험을 멈추고 '고정'하겠다고 했다. 내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계산이 서는 '상수'들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였다. 당시 손혁 한화 단장은 "구단은 포지션과 보직 문제 등이 올해 뚜렷해져야 내년에 더 나은 승부를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최원호 감독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시즌 종료까지 40경기도 남지 않았는데 한화가 원했던 상수는 여전히 찾기 어렵다. 선발진에서는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의 성적이 준수하다. 그런데 모두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4점대 후반에 달한다. 문동주가 8승 8패 평균자책점 3.62로 신인왕 수상이 유력하지만, 그는 이미 개막 때부터 풀타임 선발 투수였다. 최원호 감독은 오히려 문동주의 이닝 제한 기조 해제를 잠시 고민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에서 팀 방향성이 표류했다는 뜻이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트레이드 영입했던 한승혁에게 두 달 동안 선발 등판 기회를 줬으나, 한 차례도 호투하지 못했다. 지난해 활약했던 장민재(평균자책점 5.21)도 무너졌고, 다른 국내파 선발도 발굴할 수 없었다. 최원호 감독은 부임 후 첫 조치로 160㎞/h를 던지는 1순위 신인 김서현을 필승조로 기용했으나 실패했다. 그의 선발 전환도 시도했으나 역시 성과가 없다.
물러난 호세 로사도 전 투수 코치에게 신 구종 스위퍼를 배운 한승주, 필승조로 각성(평균자책점 2.46)한 주현상 정도를 소득이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줄곧 필승조로 뛰던 강재민(평균자책점 6.33)이 무너졌고, 왼손 김범수(13홀드 평균자책점 4.08)도 상수로 두기 어렵다.
타선도 물음표투성이다. 올 시즌 홈런 1위(29개)를 달리는 노시환과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채은성(타율 0.274 15홈런)까지만 계산이 선다. 1번 타자에 자리 잡는 듯했던 외야수 이진영은 8월 타율 0.210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1년 골든글러브 2루수 정은원은 타율 0.228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타율 0.222)도 결국 낙제점을 받았다. 멀티 포지션을 쓰지 않겠다고 했던 최원호 감독은 결국 신인 문현빈의 자리를 중견수에서 2루수로 옮겼다. 유격수 이도윤이 깜짝 활약 중이나 218타석만 소화했을 뿐이다. 노시환·채은성을 제외하고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달 30일 "남은 경기에서는 실점률을 낮추는 방법을 쓰겠다. 수비가 좋은 선수를 먼저 쓴다"고 했다. 8월 실책 14개(9위) 비자책 16점(공동 3위)을 남긴 한화에 수비 강화를 대책으로 꺼냈다. 하지만 한화는 타율(0.226·10위) 득점(88·9위) 평균자책점(5.15·9위) 등의 지표도 부진했다. 현재 한화의 문제는 수비만이 아니다. '총체적 난국'에 가깝다.
이대로면 내년 스프링캠프도 지난 15년의 암흑기 내내 그랬던 것처럼 원점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에서 FA를 보강하면 순위를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최원호 감독이 예고했던 '이기는 야구'는 아닐 거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혈액암 투병’ 안성기, 건강 회복…밝은 안색+풍성해진 머리
- 故 장진영, 오늘(1일) 14주기…‘국화꽃 향기’ 남기고 떠났다
- 강남♥이상화, 집주인에 쫓겨나나 “갑자기 나가라고… 제작진 도움 필요해” (동네친구 강나미
- [TVis] 13기 현숙, 아찔한 삼각관계 “영철 vs 영식? 선택 못 해” (나솔사계)
- ‘멤버 간 성추행 논란’ 진조크루 측 “허위사실 법적 조치”
- “땡큐 좀비” UFC, 정찬성 레전드 예우 톡톡히…파이터 일대기 조명→마지막 인사
- “겁나서라도 줄겠죠” 피프티 피프티법, 업계 관계자들이 말한 ‘템퍼링 타파’ [줌인]
- 할리우드 진출한 닉쿤, 19금 수위에 “엄마 안 봤으면” (홍김동전)
- ‘결혼’ 안혜경 “이런 날이 오다니…늦게 만난 만큼 더 행복하게 살게요” [전문]
- 붐, 방청객 야유에 “불만 있으면 단상 위로 올라와” 무슨 일? (쇼킹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