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팔리자 반년 만에 440억 '껑충'…사옥이 뭐길래

오현길 2023. 9. 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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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 사옥 가격이 치솟자 각 기업의 사옥 사용, 처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리츠는 종로타워 외에도 그룹의 본사 사옥인 SK서린빌딩과 SK하이닉스가 이용하고 있는 분당 U타워, SK에너지의 주유소 116개를 보유 중이다.

SK리츠는 서린빌딩을 2021년 7월 1조30억원에 매입했는데 현재 가치는 1조1185억원으로 매입가 보다 11.5%나 올랐다.

SK그룹은 2021년 SK리츠를 설립하면서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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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타워 SK그린캠퍼스로 탈바꿈
서린빌딩 1조1185억 매입가 대비 11.5%↑
롯데홈쇼핑 사옥매입…태광 반발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 사옥 가격이 치솟자 각 기업의 사옥 사용, 처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옥을 두고 최근 다양한 거래, 분쟁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종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종로타워는 SK온과 SK에너지, SK E&S, SK지오센트릭, SK에코플랜트, SK임업 등 SK그룹 친환경 비즈니스 계열사들이 'SK그린캠퍼스'로 이용 중이다.

종로타워는 삼성생명이 1999년 지은 건물로, 국세청과 삼성증권 등이 사용해왔다. 이후 이지스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을 거쳐 SK그룹의 품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해 10월. SK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6215억원에 매입했다. SK리츠가 지난 6월 말 감정평가를 받아본 결과 현재 가치는 6658억원으로 매입가 대비 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리츠는 종로타워 외에도 그룹의 본사 사옥인 SK서린빌딩과 SK하이닉스가 이용하고 있는 분당 U타워, SK에너지의 주유소 116개를 보유 중이다. 종로타워와 같은 해에 준공된 서린빌딩은 건축가 김종성의 작품으로 검은색 외관이 특징이다. 현재 지주사인 SK(주)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들이 입주해있다.

SK리츠는 서린빌딩을 2021년 7월 1조30억원에 매입했는데 현재 가치는 1조1185억원으로 매입가 보다 11.5%나 올랐다. U타워도 현재 가치는 5486억원으로, 작년 6월 매입가 5072억원 보다 8.2% 상승했다.

SK그룹은 2021년 SK리츠를 설립하면서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했다. SK리츠는 리츠 업계 최초로 산업시설인 SK하이닉스 이천 수처리센터를 매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매입 추정가만 기존 보유 건물에 두배 이상인 1조12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SK리츠가 SK하이닉스 유동성 마련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는 범용성 낮은 자산으로써 자산가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서 기존에 SK리츠가 부여받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희석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회사의 사옥 매입을 두고 사돈 그룹 간 다툼도 벌어지고 있다. 롯데그룹과 태광그룹이 롯데홈쇼핑 양평동 사옥 매입건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27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양평동 토지 및 건물을 2039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해당 부동산은 롯데지주(64.6%), 롯데웰푸드(35.4%)가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롯데홈쇼핑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이 지난 29일 법원에 롯데홈쇼핑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반대하고 나섰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의 사옥 매입은 롯데지주 등 그룹 계열사 지원 차원"이라며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할 경우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태광산업은 작년 11월 롯데그룹이 롯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롯데홈쇼핑의 유보금을 활용해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검토했지만, 태광산업의 반대로 1000억원만 대여키로 결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반면 롯데 측은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사안을 태광이 갑작스레 번복했다"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태광그룹 총수인 이호진 전 태광산업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의 사위다.

사옥은 그 상징성과는 상관없이 회사의 급전을 위해 담보로 쓰이기도 한다. 지난해 하반기 HD현대가 "새로운 50년 도약의 핵심"(권오갑 회장)으로 선언한 판교의 글로벌R&D(연구개발)센터(GRC)는 그룹 입주 6개월 만인 지난달 산업은행에 시설자금차입금 3000억원에 대한 담보로 잡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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