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질서 무너뜨린 김용 위증 재판…보석 취소해야 [기자수첩-사회]

김남하 2023. 9. 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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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허위 증언했다는 의혹을 받는 증인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부원장 측의 요청에 따라 위증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5월 4일 재판에서 김 전 부원장 측 증인으로 나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이모 씨는 "2021년 5월3일 오후 3시∼4시50분 수원에 있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실에서 김 전 부원장을 만났다"는 내용의 증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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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기시장진흥원장 이 모씨 구속영장 청구…김용 재판서 위증 혐의
재판부, 이 씨에 김용 만난 일정 담긴 휴대전화 제출 요구했으나 불응…재판도 불출석
의혹 사실이면 명백한 사법질서 유린…사법방해 행위, 엄정 조치 취해야
대장동 일당-이재명, 1억 원 불법자금 오갔을 가능성…검찰, 조금의 의혹도 남겨선 안 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연합뉴스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허위 증언했다는 의혹을 받는 증인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부원장 측의 요청에 따라 위증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원장이 줄곧 결백을 주장하며 내세워온 알리바이를 뒤흔들만한 결정적인 진술이 확보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사무실에서 현금 1억원을 받은 시점으로 2021년 5월3일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4일 재판에서 김 전 부원장 측 증인으로 나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이모 씨는 "2021년 5월3일 오후 3시∼4시50분 수원에 있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실에서 김 전 부원장을 만났다"는 내용의 증언을 했다. 검찰이 자금 수수 시점으로 지목한 때에 김 전 부원장은 다른 곳에서 개인 일정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재판에서 증언의 신빙성을 높일 증거로 김 전 부원장과의 약속 일정을 메모한 자신의 옛 휴대전화 캘린더를 캡처한 사진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해당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를 다음 재판 때 직접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이씨는 "집에 휴대전화가 있으니 확인하고 다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판사는 "신빙성 확인 차원이니 휴대전화는 충전만 하고 손 대지 않아줬으면 좋겠다"며 당부까지 했다.

그런데 이씨는 돌연 증언 후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이후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5월11일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결국 이씨의 휴대폰은 확보하지 못했다. 불과 1주일 전 재판 때만 해도 분명 집에 있었다는 휴대전화가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연합뉴스

휴대전화 제출 관련 발언 외에도 이날 재판에서 증인 이씨의 증언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았다. 당시 김 전 부원장과 이씨의 연락 주기를 놓고 재판부는 "지금까지 피고인(김용)과 몇 번 통화나 문자를 했느냐"고 질문했는데, 이씨는 "2021년 5월 이후 거의 한 적 없고 중간에 한 두 번 안부 차원으로 연락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사가 곧장 "본인 주장과 달리 피고인과의 통화 내역에 54회가 찍혀 있다"고 반박하자 이씨는 "업무 관련 공적인 전화가 아닌 사적인 전화였다"며 헷갈리는 증언을 했다. 이씨의 증언이 흔들리자 내부 방청석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때부터 '위증 의혹'의 불씨는 조금씩 지펴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모든 의혹을 해소할 답은 앞으로 남은 검찰 수사에 달려 있다. 이씨가 위증을 하게 된 것이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사 그리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의 부탁 때문으로 보고 있는 검찰은 지난 29일 이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확실하게 진실을 밝혀 조금의 의혹도 남겨 놓아선 안 된다. 아직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기는 하나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사법질서 유린이며 사법부 농락이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사법방해 행위를 무겁게 보고 보석 취소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모든 의혹의 출발점인 1억 원의 불법 정치 자금이 대장동 일당과 이재명 대표 사이에 오갔을 가능성도 응당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결코 가벼이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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