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우승 맛 아니 역시 다르다…"KT 추격? 밑에 안 봐요"
차승윤 2023. 9. 1. 06:37
"밑을 보면 안 될 것 같다. 쫓기는 마음이 들면 오히려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당장 내일부터 열릴 한화 이글스전에 집중해야 한다."
박해민(33·LG 트윈스)은 베테랑답게 우승 경험이 있다. 다만 베테랑 때가 아니다. 1군에 갓 데뷔했던 20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통합 우승을 겪었다. 신인 딱지를 갓 뗀 2015년 한국시리즈(KS)는 내줬으나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했다.
8년이 지난 지금 올해 LG에서도 1위 사수를 위해 질주 중이다. 삼성 시절 넥센 히어로즈나 NC 다이노스 등 라이벌이 위협했는데, 올해는 KT 위즈에 쫓기고 있다. KT는 31일 기준 LG를 4.5경기 차로 쫓고 있다. 거리가 넉넉하지만, 문제는 기세다. 7월 이후 KT의 승률은 0.762(32승 10패)에 달한다. 최근 30경기로 좁혀도 25승 5패(승률 0.833)으로 추격 속도가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KT의 위협 때문은 아니겠지만, 하필 타이밍이 좋지 않게 LG가 연패를 겪었다. LG는 지난 주말 창원 NC 다이노스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선발 아담 플럿코와 임찬규가 각각 부상과 퇴장으로 조기 강판돼 시리즈 운용이 어려웠다. 심판 판정 논란까지 더해지며 더 찜찜한 연패였다.
중요할 때 팀 승리를 이끈 게 박해민이다. 박해민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10회 결승 적시타로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1회 호세 로하스의 장타성 타구를 여유있게 잡아내 투수전의 주춧돌도 세웠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해민은 "창원에서 안 좋은 경기를 하고 와서 쫓기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면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힘든 경기를 뒤집었다. 이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은 것 같다"고 기분 좋게 승리를 돌아봤다.
나름의 자신감도 있었다. 이영하를 상대로 노 볼 2스트라이크를 선점 당하고도 3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냈다. 그는 "2구 포크볼이 실투가 됐는데 파울이 되면서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영하와 맞대결 성적(이날 경기 포함 33타수 14안타·타율 0.424)이 좋아서,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섰다. 그를 만나면 항상 빠른공에 승부를 걸고 들어갔다. 3구째 변화구가 오긴 했지만 워낙 빠르게 꺾이다 보니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1승으로 연패를 끊었다. 1위를 지켜본 박해민은 선두 사수의 방법을 알았다. 그는 "밑을 보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정규시즌 3분의 2가 지나도록 우리 선수단이 정말 잘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쫓기는 마음이 들면 오히려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KT를 신경쓰기보다 당장 내일부터 열리는 한화와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 경기에 집중하는 게 결국 우승으로 이어질 거라는 뜻이다. 박해민은 "다른 팀을 생각할 여유가 없기도 하다. 눈앞에 있는 경기, 플레이에 더 집중해야 한다. 항상 그렇게 리셋하고 또 새로운 경기를 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에게는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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