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4조 네이버, 계열사 적자 누적 카카오…현금 확보 비상
네이버, 버킷플레이스·퓨처플레이·발란 등 유망 스타트업 지분 정리 노력
카카오, 실적 악화로 조직 개편,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등 진행
국민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사업 투입에 필요한 현금 확보에 한창이다. 두 회사 모두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신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기 침체와 자회사 실적 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차입금은 올 2분기 말 기준 4조4000억원 규모다. 해외사업 확장을 위한 외화 차입금이 많았고,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 수요도 컸다. 올해 1월 미국 커머스 업체 '포시마크(Poshmark)' 인수에 약 1조90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자체 재원으로 조달한 금액은 약 4000억원 정도로 나머지는 차입 등에 의존했다.
현금 확보가 시급한 네이버는 기존에 투자했던 버킷플레이스·퓨처플레이·발란 등 스타트업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벤처업계 '큰 손'으로 불리는 네이버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단기간 내 투자 기업의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성장성을 보인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순차적인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가 투자한 개별 스타트업의 가치를 따져보자면 '오늘의 집' 운영사로 유명한 버킷플레이스가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기업이다. 창사 이래 1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을 내고 있지만,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버킷플레이스는 IMM인베스트먼트·미래에셋벤처투자·소프트뱅크 등을 대상으로 4차례 시리즈 투자를 진행하면서 총 3130억원의 현금을 받았다. 가장 최근 진행한 시리즈D 투자에서 버킷플레이스의 기업가치는 2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네이버는 버킷플레이스 지분 11.17%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평가받은 기업가치로 단순 계산해 보면 지분 10%를 팔면 2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은 지난해 시리즈C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네이버 보유 지분은 7.98%로 금액으로는 약 240억원 규모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는 지난해 상장 전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 2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 중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은 2.02%로 약 40억원 규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는데 이 부분이 검색 광고 시장을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기존 수익 모델만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며 "네이버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신사업용 자금 조달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는 자금 조달을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지난해 스타쉽엔터의 당기순이익(197억원)에 약 50배를 적용해 기업가치 1조원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대 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비핵심 사업·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중심 사업으로 재편하기 위한 구조조정용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사용할 운영자금 1000억원을 대여했으며, 자금을 상당부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해 온 추가 투자 유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수년간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워왔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 자회사들의 적자가 본사인 카카오의 실적을 갉아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영업손실 1406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500억원 늘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7년 만에 적자전환해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김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웹툰에서 적자가 심화된 미국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마케팅 효율화 및 구조조정을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연초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지만, 지난 3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만 1조2000억원이 들어갔다. 자회사 레전더리스와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하고, 타파스엔터테인먼트 한국 법인과 인도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도 청산했다. 향후 적자폭이 큰 자회사를 추가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 외부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탄을 채우는 동시에 기업공개(IPO)에까지 나설 예정이다. 지난 1월 투자 유치 당시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약 11조원으로 평가받았다. 모회사인 카카오와 더불어 올해 연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에스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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