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팽팽한데…與, 김태우 공천 꺼리는 이유 [정국 기상대]
강서구 정당 지지율에선 민주당 우세
조사방식·확장성 등 감안하면 고전 예상
與 공천 여부 고심…보궐 의미 축소도
오는 10월 11일 실시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가상대결에서 여야 후보들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강서구가 전통적인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정치권의 분석과는 다소 결이 다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공천 기류가 강한 국민의힘이 태도를 바꿀 것인지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8~29일 강서구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29.9%, 민주당 소속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은 30.1%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어 권혜인 진보당 예비후보가 7.7%, 권수정 정의당 예비후보 5.5%, 김영숙 민생당 예비후보 3.0% 등 순이다. '없음'은 11.1%, '잘 모름'은 7.1%였다.
같은 기간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강서구 유권자 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에서도 김 예비후보 32.9%, 진 전 차장 29.7%로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권혜인 진보당 예비후보는 6.8%, 권수정 정의당 예비후보 6.7%, 기타 후보 5.9%, '없음' 7.8%, '잘 모름' 10.2%로 각각 집계됐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결과를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먼저 조사방식 자체가 국민의힘에 다소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조사 표본을 살펴보면, 유선전화 비율이 리얼미터와 공정㈜이 각각 30%와 40%인데, 주로 고령층에서 유선전화 사용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서울 강서 지역에서 유선전화 사용 비율은 전체의 5%에 불과한데, 30~40%를 반영한 것은 과대 대표될 소지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유선전화 사용 계층이 고령층이고 보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가상대결 결과를 긍정적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확장성 측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함께 실시된 강서 지역 정당 지지율 조사를 보면,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민주당 47.0%, 국민의힘 29.2%였으며, 공정㈜에서는 민주당 43.5% 국민의힘 34.4%로 나타난다. 이는 진 전 차장이 민주당 지지율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일단 해석된다. 그러나 반대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돌입하면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의 한 전략통은 "김 전 구청장의 '사면 후 출마'는 여야 전선이 확고하게 그어지는 이슈"라며 "민주당에 유리한 운동장인 강서구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또한 "정치 무관심층이나 중도층의 호감을 살 수 있는 아이템도 아니다"며 "민주당의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강하게 비판했던 우리 당이 되려 (중도층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무공천 기류에서 아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고 공천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보도 역시 부인했다. '일개 기초자치단체장 보궐선거'라며, 총선 전초전 등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향한 불편한 심기도 엿보인다.
31일 전남 순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강서구청장에 대해 의논한 바 없고 빠른 시일 내 어떠한 형태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중앙당에서 봤을 때 (강서구는) 전국 229개 지자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이에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취재진과 만나 "연찬회에서 공천 문제를 논의한 사실 자체가 없다. (논의했다는 보도는) 명확히 오보"라며 "강서구청장 공천 문제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전국 220개가 넘는 기초자치단체장 중 하나인데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한 바 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와 공정㈜의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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