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트 진수 보여준다…"반 고흐 산수화 그렸다면, 바로 이거"

최경호 2023. 9.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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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지난달 30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열린 프레스데이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 “반 고흐가 동양 산수화를 그렸다면 바로 이런 그림일 겁니다.” "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목포문화예술회관. 이건수(58) 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순간적 풍경-애월바다’라는 작품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애월바다’는 김남표 작가가 한국 전통 산수화 화풍을 서양화인 유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감독은 전통미술인 수묵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 국제수묵비엔날레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그간 접해온 전통 수묵작품 외에도 동서양을 오가는 작품으로 행사장을 꾸몄다”며 “AI가 그려내는 수묵 산수화 등도 직접 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수묵비엔날레, 10월까지 전남 일원서


이건수 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지난달 30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열린 프레스데이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수묵(水墨)을 테마로 한 세계 유일의 국제미술전인 '2023국제수묵비엔날레'가 1일 전남 일원에서 막을 올린다. 이 무대에는 19개국 작가 190여명이 참여한다. 올해 3회째인 수묵비엔날레는 ‘물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라는 주제로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올해 행사는 수묵의 다변화·국제화를 목표로 한 게 특징이다. 화려한 색감의 서양화보다 평면적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서양화·조각·설치미술·미디어아트 등을 선보인다.

K-아트인 수묵의 매력을 강조한 실험적 작품도 많다. 근현대 대표 화가인 장욱진을 비롯해 박노수·오용길·김병종 작품 등으로 꾸몄다.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머리를 위한 선’과 설치미술인 ‘TV 부처’ ‘호랑이는 살아있다’ 등도 볼 수 있다.

이건수 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지난달 30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열린 프레스데이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목포·진도에 전시장 3개씩 전시
전시장은 목포와 진도에 각각 3개씩 열었다. 목포는 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현대수묵화와 수묵이 접목된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목포 대중음악 전당에서는 한국화 전공 대학생과 전국 어린이 수묵 작품이 전시된다.

진도 운림산방에서는 수묵 대가들의 산수화와 미디어 아트가 전시된다.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묵연’이라는 주제로 영·호남 수묵 작가 교류전이 마련된다.

이건수 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지난달 30일 반 고흐의 화풍을 언급한 김남표 작가의 ‘순간적 풍경-애월바다’. 최경호 기자

수묵비엔날레를 전후로 전남 곳곳에서 특별전도 개최된다.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조우’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17일 개막한 특별전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증작 60여점이 전시됐다. 김환기의 ‘무제’와 이중섭의 ‘흰소’ 등 한국 대표 작가 40여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남 곳곳서 특별전도
순천 특별전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9월 30일까지 열린다. 이곳에는 홍지윤 작가의 ‘무진기행’이 전시된다. 해남 특별전은 세계문화유산인 대흥사에서 열린다. 한국화 작가 40여명의 작품과 해남 자연을 수묵에 담은 미디어아트가 볼거리다.

국제수묵비엔날레 기간 동안 전남 광양의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조우’에 전시된 이중섭의 ‘흰소’. 사진 전남도립미술관

이건수 총감독은 “수준 높은 신작과 대작, 흥미 있는 실험작품을 통해 기존 수묵비엔날레의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K-아트의 진수를 체험하려면 가급적 모든 전시장을 둘러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목포=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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