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끝없는 '공항 욕심'…있는 것도 적자인데 8곳 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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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새만금·가덕도 등 8곳 건설 추진
최근 잼버리 대회 파행을 계기로 새만금공항 건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 공항이 추가로 건설될 전망이다. 충남 서산 공항 기본설계비 10억원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됐고, 충북도는 청주공항 활주로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최근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플라이강원 사태와 비슷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각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충남도는 2028년까지 군사 시설인 서산비행장에 민간 항공기 운항을 위한 기반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활주로를 같이 쓰되, 여객터미널과 계류장을 새로 짓는 방식이다. 당초 532억원이던 전체 사업비를 500억원 밑으로 줄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는다. 김원종 충남도 미래도로항공팀 담당은 “서산공항이 건설되면 서산·당진과 경기 평택 주민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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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청주공항에 활주로 1개 더 깔아달라”
김 지사는 정부가 17전투비행단에 F-35 스텔스기를 20대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을 활주로 개설 이유로 들었다. 김 지사는 “지금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F-35 전투기 추가 배치는 절대 불가하다”며 “F-35 도입 시기에 맞춰 민간 전용 활주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군이 안정적으로 활주로를 쓸 수 있고, 민간 공항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인천공항 등 전국에 15개 공항이 있다. 계획을 수립했거나 건설 중인 곳은 울릉공항, 흑산공항, 백령공항, 제주 제2공항, 새만금 신공항, 대구경북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서산공항 등 8곳에 달한다.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2030년께 대부분 광역자치단체에 공항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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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수두룩…지방공항 간 출형경쟁 우려
대구시는 2030년까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건설한다. 군 공항과 민간 공항 건설에는 각각 11조5000억원과 2조6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4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이 통과, 2025년 착공할 전망이다. 전북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은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내년 착공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요구한 580억원 중 66억원만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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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입김에 좌우…“객관적 기준 따라야”
전남 무안공항이 839억6100만원으로 누적 손실액이 가장 컸다. 양양공항 732억원, 전남 여수공항 703억원, 울산공항 641억원, 포항경주공항 621억2800만원 등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 문을 연 무안공항은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총 335만1000여 명이 공항을 이용했다. 지난해 1년간 청주공항 이용객(317만4000여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원도와 지역 정치권이 밀어붙여 2002년 개항한 양양공항은 이곳을 모기지로 한 플라이강원이 400억 원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5월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다.
최진혁 충남대 교수(도시·자치융합과)는 “공항 건설 과정에서 이용객 확보나 도시 간 연계성, 접근성 등 객관적 지표보다는 정치 논리로 입지가 선정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공항이 많다”며 “과거 경험과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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