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뜨겁다”… 물고기 집단폐사하는 남해안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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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마 죽겠심더. 폭염에 물고기도 죽어버리고 오염수까지 방류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입니더."
통영 삼덕항에서 한 시간 남짓 배를 타고 도착한 욕지도에선 바닷물 위로 떠오른 우럭 폐사체 등을 처리하는 포크레인과 수거차량들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일주일 새 우럭 등 물고기 600만 마리가 폐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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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온도 한 달째 섭씨 28도 안팎
일주일 새 우럭 600만 마리 폐사
“폐사체 처리 바빠… 오염수도 걱정”
“아이고 마 죽겠심더. 폭염에 물고기도 죽어버리고 오염수까지 방류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입니더.”
지난 30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 가두리양식장. 통영 삼덕항에서 한 시간 남짓 배를 타고 도착한 욕지도에선 바닷물 위로 떠오른 우럭 폐사체 등을 처리하는 포크레인과 수거차량들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욕지도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우럭이 담긴 20㎏ 포대 190여개, 모두 20t가량을 처분했다. 일주일 새 우럭 등 물고기 600만 마리가 폐사한 것이다.
욕지도 양식장은 남해안 가두리양식장 가운데 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가장 큰 폭염 피해를 입고 있다. 정철민 욕지수산업협동조합장은 “8월 초부터 폭염이 시작되면서 폐사체 처리를 하느라 머리가 아프다”며 “평소 같으면 지금부터 11월 말까지 우럭, 넙치, 참돔 등을 사려는 활어차가 줄줄이 들어와 물고기를 사갔는데 지금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욕지도는 태풍 카눈이 통영 쪽으로 상륙하면서 몰고 온 더운 해수의 직격탄을 맞았다. 평년 남해안의 8월 해수 온도는 섭씨 25도다. 우럭은 수온이 낮은 곳에 사는 한대성 어종이다. 수온이 26도 이상 되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폐사하기 시작하는데, 욕지도 주변 바다 온도는 한 달간 28도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보통 태풍이 지나가면 해수 온도가 떨어져 고수온 현상이 사라지는데 올해는 오히려 태풍이 더운 해수를 몰고 와 피해를 키우고 있다.
명선호 선장 정모(71)씨는 “평소 활어차 여러 대를 싣고 하루 3~4번을 왕복했었다”며 “지금은 아예 활어차가 없다. 특히 오염수 방류 얘기가 나오면서 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내 폭염으로 인한 어류피해 신고 어가는 171어가의 880만 마리 91억여원에 달한다. 통영시 산양읍과 욕지면, 한산면 등이 790만 마리, 81억여원의 피해로 전체 피해액의 90%에 달하고 있다. 거제시와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 등이 나머지 53어가 90만 마리, 10억여원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양식장에서 만난 박모(74)씨는 “물고기가 다 죽어 팔 물고기도 없다”고 했다. 김모(41)씨는 “양식장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 노령이어서 산업을 정리한다지만 앞으로 양식업을 계속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폭염 피해는 올해를 잘 넘기면 된다지만 오염수 방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일주일째를 맞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찾았다. 마산어시장은 지난 25~27일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축제를 했다. 이 기간 1만5000여명이 방문했다. 심명섭 상인회장은 “축제 기간 다행히 방문객들이 많이 찾아 좋았지만 지금은 또 시장이 썰렁하다”며 “안전이 입증되고 소비가 활성화된다 해도 예전같이 우리 수산물을 찾아줄 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통영=글·사진 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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