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9월 1일] 우리는 예수님을 나타내는 프리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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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 얼마 전 새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교회가 사용하는 화장실이 썩 좋지 못해 관리사무소 화장실을 이용하곤 했었는데 그날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리사무소 입구 문이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시는 권사님으로 보이는 몇 분이 계셔서 교회 화장실을 좀 사용할 수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복장도 목사답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이른 시간에 목사가 남의 교회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민망해 신분을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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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우리를 죄에서 구하시려’ 260장(통 19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도행전 4장 32절
말씀 : 얼마 전 새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교회가 사용하는 화장실이 썩 좋지 못해 관리사무소 화장실을 이용하곤 했었는데 그날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리사무소 입구 문이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트레이닝 복장에 편한 신발을 신고 나갔는데 급하게 화장실을 찾아 큰길을 건너가게 됐습니다. 길 건너에는 새벽기도를 하고 있는 다른 교회가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시는 권사님으로 보이는 몇 분이 계셔서 교회 화장실을 좀 사용할 수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복장도 목사답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이른 시간에 목사가 남의 교회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민망해 신분을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더니 “교회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입니다. 교회에 화장실이 없을 리가요. 그분들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그렇지 신분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옆 교회 목사가, 꼭 목사가 아니어도 얼굴이 사색이 되어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 어린 양(?)을 교회가 어찌 그렇게 매몰차게 내칠 수가 있을까요.
문제는 그다음이었는데 다른 화장실을 찾아가다가 아까 만난 권사님 중 한 분을 다시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그 권사님은 내가 아까 그렇게 애타게 화장실을 찾던 사람인 줄 모르고 사명에 충실하게 한마디 하십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으세요. 교회에 꼭 나가세요.” 이번만큼은 저도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어 한마디 했습니다. “그 교회에 화장실이 없어서 못 가요.”
이 사건 이후 저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권사님들에게 악한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4장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 4:32)
초대교회 성도들은 가장 실제적인 문제였던 모든 소유물을 공유했습니다. 이것은 소유욕과 자기 중심성을 넘어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었음을 뜻합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를 다닌다’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예수를 믿으면 교회에 나가지만 교회에 나가는 모든 사람이 예수를 제대로 믿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시 사도행전으로 돌아가 보면 이웃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에 감동해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도지나 매뉴얼 자체가 전도하지 못합니다. 전도지 내용이 틀려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전도지를 보고 믿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예수 믿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보고 예수를 믿거나 혹은 믿지 않습니다. 교회와 성도의 삶이 믿음 없는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의 모습을 나타내는 프리즘입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의 삶 속에서 예수가 증거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범기 목사(오솔길교회)
약력=단국대학교(성악과), 서울신학대학원(M.Div.)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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