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는 위로·치유에 안성맞춤” 선교의 돛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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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을 코앞에 둔 박영순(69·소망감리교회) 권사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전봉건(1928~1988) 시인의 시 '뼈저린 꿈에서만'의 낭송을 마치자 갈채가 쏟아졌다.
한국어사랑 세계시낭송협회 주최로 내외국인 35명이 참가한 행사에 참가자 중 3분의 1이 넘는 12명이 강원도 강릉에서 온 소망감리교회(최규완 목사) 소속 목사와 성도였다.
두 달 뒤쯤인 4월 첫째 주부터 교회 카페에서는 '소망 시낭송 아카데미'가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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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서 조시의 감동 체험 후
목회에 시낭송 훈련 적극 도입
시 접목한 선교 후 새신자 잇따라
“마당 끝 큰 홰나무 아래로/ 삶은 강냉이 한 바가지 드시고/ 나를 찾으시던 어머님의 모습/… 꿈에 보는 어머님 주름살을/ 그림으로 그리라면 눈앞이 먼저 흐려집니다/ 아아 이십육년/ 뼈저린 꿈에서만 뫼시는 어머님이시여…”
칠순을 코앞에 둔 박영순(69·소망감리교회) 권사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전봉건(1928~1988) 시인의 시 ‘뼈저린 꿈에서만’의 낭송을 마치자 갈채가 쏟아졌다.
지난 26일 충남 금산군 중부대 건원관 강당에서 열린 ‘제2회 한국어사랑 세계시낭송대회’에서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한국어사랑 세계시낭송협회 주최로 내외국인 35명이 참가한 행사에 참가자 중 3분의 1이 넘는 12명이 강원도 강릉에서 온 소망감리교회(최규완 목사) 소속 목사와 성도였다.
더 놀라운 건 이들이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이다. 교회 예배부장인 박 권사가 대상을 거머쥔 데 이어 지역장인 함인선(71) 이윤주(54) 권사가 각각 노홍균 시인의 ‘오늘이 아름다웠다’와 유치환 시인의 ‘행복’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최 목사와 나머지 성도들은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수상의 영예와 함께 전문 시낭송가 인증서도 받았다.
소망감리교회 성도들의 ‘시 사랑’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난 2월 한 성도의 장례예식 때였다. 시낭송 지도교수인 피기춘(시온성교회) 장로가 조시를 낭송했는데 장례식장의 성도들에게 큰 감동과 울림으로 다가왔다. 두 달 뒤쯤인 4월 첫째 주부터 교회 카페에서는 ‘소망 시낭송 아카데미’가 차려졌다.
교회 담임인 최규완 목사가 앞장서서 교회 성도들은 물론 시에 관심있는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시에 대한 배움의 장을 마련했다. 시낭송을 위한 기본 예절부터 자기소개, 무대매너, 언어사용, 표정관리, 마이크 사용 등 다양한 교육이 전문적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전문 시낭송인으로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최 목사와 성도들은 이 과정에서 ‘시+선교’ 사역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러면서 각종 지역행사에 두루 참가하면서 성시와 자유시 등을 낭송했다. 이어 군부대와 병원, 교도소, 노인대학 등으로 달려가 위문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이 교회 안창윤 장로는 31일 “아픔이 있는 이들에게 시가 지닌 서정성은 그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면서 “시낭송을 통한 독특한 선교사역의 열매는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귀띔했다. 교회 측 집계에 따르면 시낭송 선교 이후 최근 5개월간 30명 정도가 교회 새신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낭송대회 수상 쾌거는 성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교회 측은 올가을 ‘이웃과 함께하는 시낭송회’ ‘청소년과 함께하는 시낭송회’ ‘목회자 부부초청 위문 시낭송회’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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