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24) 국내에선 생소한 ‘일터신학’ ‘일상생활 신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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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젠트신학교에서 돌아온 뒤로는 국내 여러 신학교에서 일터신학을 강의했다.
엄밀히 말하면 신학교에서 일터사역 강의를 부탁한 것이 아니라 내가 시간강사 자리를 맡긴 학교마다 해당 강의를 제공한 것이다.
이 시기 국내 유수의 신학교를 여럿 찾아 일터신학과 일터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터신학 과목이 신학교 교과과정에 있으면 유익하겠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내 솔직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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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인 교육학 아닌 일터사역 가르쳐
처음엔 신학생들 관심 없어 폐강 위기
점차 늘면서 주요 과목으로 자리매김
리젠트신학교에서 돌아온 뒤로는 국내 여러 신학교에서 일터신학을 강의했다. 엄밀히 말하면 신학교에서 일터사역 강의를 부탁한 것이 아니라 내가 시간강사 자리를 맡긴 학교마다 해당 강의를 제공한 것이다. 이 시기 국내 유수의 신학교를 여럿 찾아 일터신학과 일터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어느 신학교에서도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아 내가 떠나면 해당 과목도 사라졌다.
그러다 합동신학대학원대에서 겸임교수를 하게 됐다. 이때 하나님의 인도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애초부터 학문적인 소양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신학교 교수가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대체로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이들은 대학교수가 되길 원하지만 나는 애초에 그럴 마음이 없었다. 자신이 없었다고 말하는 게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그런데 마침 이랜드에서 내가 맡은 업무에 변화가 생기면서 여유가 생겼다. 당시 업무 변화는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교수직을 수행할 시간이 생겼다. 하나님은 내게 새로운 일을 맡길 때 꼭 이런 식으로 역사하는 것 같다.
나는 전공인 교육학보다 일터사역을 가르치고 싶었다. 학교에서도 이를 허락해 초창기엔 리젠트신학교에서 배운 ‘일터신학’과 ‘일상생활의 신학’을 가르쳤다. 나중엔 ‘일터목회’란 과목을 개설해 일터에서의 채플린 사역에 관해 가르쳤다. 이들 과목은 리젠트신학교에선 주요 과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국내 신학교에선 아직 생소한 과목이었다. 게다가 선택 과목이기에 처음엔 신학생들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터목회’ 과목을 처음엔 ‘채플린 사역’으로 명명했다가 폐강 위기도 겪었다. 생경한 명칭 탓에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서다. 다행히 관심을 갖는 학생이 조금씩 늘면서 일터신학도 학교의 주요 과목으로 점차 자리를 잡았다.
나는 일터사역 수강생에겐 노동 현장에서 일을 해보고 느낀 점을 제출하도록 했다. 일상신학 강의를 접한 여러 학생은 신선한 충격을 받곤 했다. 개중엔 ‘신학교에서 이런 과목을 가르치느냐’며 비판하는 학생도 있었다. 반면 ‘일터 목회학’ 수강생 중엔 일터사역에 관심이 생겨 채플린 사역에 뛰어든 학생도 있다.
일터신학 과목이 신학교 교과과정에 있으면 유익하겠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내 솔직한 평가다. 차라리 신학교에서 이들 과목을 교회 목회자나 일터 속 성도, 특히 기독 실업인에게 개방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이중직 목회가 보편화할 때를 대비해 신학교에 이중직 목회를 위한 일터 관련 과목을 더 많이 개설할 필요도 있다.
현장의 필요를 수용하는 이런 과목이 신학교 교과과정에 들어오려면 학문적 바탕을 튼튼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일터사역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논문도 늘고 있다. 일터사역이나 일상 신학 관련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는 신학교도 하나둘 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교회 미래를 놓고 본다면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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