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헌금 30만원의 기적… 작은 교회 키우는 모판이 되다

김아영 2023. 9.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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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사역이 꽁꽁 묶였던 2021년 1월이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총회장 김인환 목사) 국내선교회는 부산의 한 개척교회가 보내온 후원금 30만원을 두고 받아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선교회장 유지영 목사는 "출석 성도가 7명에 불과한 개척교회는 21년 1월 첫 예배의 주일 헌금을 모두 보냈다"며 "이 후원금을 받을 수 없다고 사양하니 목사님이 '두 렙돈을 드린 과부'(막 12:41~44) 비유를 들면서 더 어려운 교회에 흘려보내 달라고 거듭 요청하셨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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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렙돈 캠페인·CR 프로젝트로 확산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젊은 목회자들이 31일 ‘제3회 CR 세미나’가 열린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본당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시작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사역이 꽁꽁 묶였던 2021년 1월이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총회장 김인환 목사) 국내선교회는 부산의 한 개척교회가 보내온 후원금 30만원을 두고 받아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당시 개척한 지 2년밖에 안 된 교회가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세 들어있던 건물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교회장 유지영 목사는 “출석 성도가 7명에 불과한 개척교회는 21년 1월 첫 예배의 주일 헌금을 모두 보냈다”며 “이 후원금을 받을 수 없다고 사양하니 목사님이 ‘두 렙돈을 드린 과부’(막 12:41~44) 비유를 들면서 더 어려운 교회에 흘려보내 달라고 거듭 요청하셨다”고 회고했다.

2000배로 늘어난 ‘두 렙돈’의 힘

이 ‘사건’은 기침 교단이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해 펼치는 ‘두 렙돈 헌금 캠페인’의 출발이 됐다. 어려운 교회를 돕는 작은 교회들의 동참이 십시일반 이어진 가운데 익명을 요청한 한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돕는 데 보태 달라며 2억원을 쾌척했다. 선교회는 개척교회에서 시작된 ‘두 렙돈’을 모판으로 ‘교회를 다시 심는다’는 의미의 ‘처치 리플랜팅(CR·Church Replanting) 프로젝트’로 키워나갔다.

선교회는 2021년 8월 ‘제1회 CR 3인 3색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작은교회 400곳에 전도지원금 40만원씩 지원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지원하면서 액수를 조금 늘려 50만원씩 전달했다. 이어 올해는 전국 137개 지방회에서 추천받은 300여곳 교회에 70만원씩 지원한다. 부산의 작은 개척교회가 건넨 두 렙돈 같은 헌금 30만원이 지난 3년 동안 6억원으로 불어 개척교회 1000여곳에 전달됐다. 지원 액수로만 따지면 2000배나 늘어난 셈이다.

기침 국내선교부는 31일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회복과 부흥의 길목에서’라는 주제로 제3회 CR 세미나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전도지원금 대상 교회 목회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교단이 펼치는 CR 프로젝트에 만족스러워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함께 기념촬영하는 모습.


지난해 2월 부산 가장행복한교회를 개척한 이성훈 목사는 지난해 세미나를 참석한 뒤 영적 동력을 얻었다고 했다. 올해 전도지원금을 받게 된 이 목사는 “작년 세미나에 도전받아 매주 같은 시간대에 복음이 필요한 곳을 방문하고 있다”며 “여러 어려움과 고독 가운데 고군분투하는 목회자들이 교단에서 동행해준다는 생각에 큰 위로와 격려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환 포항 유강교회 목사는 “기침 선교회는 도움받은 교회가 선교회의 성장을 돕는 주체로 세워지는 ‘기관과 교회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는데 CR 세미나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 그런 비전과 꿈을 갖게 해준다”고 밝혔다.

꼬리를 무는 ‘두 렙돈’의 기적

두 렙돈의 주인공인 부산의 개척교회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국내선교회에 따르면 해당 개척교회는 성도가 50명으로 부흥해 1년 만에 예배 공간을 마련하는 ‘기적’을 체험했다.

선교회장 유 목사는 “두 렙돈에 대해 기록한 성경 진리가 현장에서도 나타났다. 이 사역을 통해 목회자들이 힘을 얻고 목회 현장에서 실질적인 열매를 맺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교회는 전도지원금으로 전도 대상자를 찾아가 섬겼는데 이를 계기로 세 가정이 교회에 인도됐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고 소개했다.

CR 세미나에서 말씀을 전한 권우성 큰빛감리교회 목사는 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람은 포기하고 낙심되는 일이 생겨도 포기해선 안 된다”며 “기도하고 말씀을 파고들며 하나님과 친밀함을 갖는 게 우선”이라고 권면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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