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열릴까…학부모 지지 확산세

이정헌 2023. 9. 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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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인 9월 4일에 예고된 교사들의 단체 추모 집회와 관련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한 교사는 자신의 SNS에 "학부모가 개별체험학습을 신청했길래 그 이유를 묻자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며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9월 4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아직도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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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올라온 학부모들의 '체험학습 신청서' 인증 게시물. 학부모들은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인 9월 4일 교사들의 추모 집회를 지지하는 의미로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SNS 캡처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인 9월 4일에 예고된 교사들의 단체 추모 집회와 관련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31일 지역별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을 보면 교사들의 우회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현하거나 교사에게 그런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교사들의 단체 행동에 강경 대응을 예고한 이후 오히려 교사들을 응원하고 싶다며 행동에 나서는 학부모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집회 당일에 자녀를 돌볼 수 있는 학부모는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돌봄이 어려운 학부모는 응원의 마음을 적은 자필 포스트잇을 알림장에 붙여 전달했다며 그 후기도 공유하고 있다.

한 학부모가 지난 30일 SNS에 공개한 신청서를 보면 체험학습 목적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교육 멈춤의 날 참가하기”가 적혀있다. 또 학습 계획에는 ‘교권의 의미와 교권침해에 대해 알아보기’,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편지쓰기’ 등이 기재됐다. 또 다른 학부모가 공개한 신청서에는 “공교육 멈춤의 날 동참하기 위해 서이초 선생님 추모제 참가 계획”이라고 적혀있다.

이 밖에 온라인 상에선 “학교가 하자는 데로 따르겠다”, “아이에게 9월 4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려주고 싶다” 등의 반응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부산 북구의 한 학부모가 공개한 설문에 따르면 31일 오후 1시 기준 학부모 1만2137명과 예비 학부모 2428명, 학생 778명이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에 지지 서명을 한 상태이다.


앞서 서이초 교사의 사망 이후 전국 교사들은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을 통해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했다. 이어 연가·병가·재량휴업을 활용한 우회 파업과 대규모 추모 집회 등을 예고했다.

당초 집회 참여 의사를 밝힌 교사만 8만명이 넘었고, 재량 휴업이 예상됐던 학교도 400곳이 넘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위법’으로 규정하면서 집회 참여 분위기가 주춤했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9월 4일 집단 행동은 관련 법령을 위반한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하면서 대부분의 학교는 재량 휴업일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추모 집회가 취소됐다가 재추진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학부모들 내에서도 “교권 보호는 찬성하지만 일방적인 휴업 등 통보는 이해하기 어렵다” “직장 다니는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아이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는 건 과하다” 등의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7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이런 가운데 적지 않은 교사들이 단체 행동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 한 교사는 자신의 SNS에 “학부모가 개별체험학습을 신청했길래 그 이유를 묻자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며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9월 4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아직도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인디스쿨 관계자는 “교육부의 강경 대응 방침 발표 이후 고민하는 교사들도 있지만 오히려 병가나 공가, 조퇴 등을 쓰겠다는 교사도 아직 많다”며 “현재 단체 행동에 대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막상 당일 뚜껑을 따봐야 얼마나 많은 교사가 참여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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