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배수진 친 이재명… 비명계 “방탄용 단식” 비판

박장군,신용일 2023. 9. 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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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무기한 단식투쟁'이라는 배수진을 쳤다.

이 대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을 조목조목 거론하면서 윤석열정부에 맹공을 가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대표가 단식해야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방탄용 단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단식투쟁은 이 대표 스스로 제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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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무능폭력정권” 공세 최고조
국힘 “민생 발목잡기 답답” 비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무기한 단식투쟁’이라는 배수진을 쳤다. 이 대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을 조목조목 거론하면서 윤석열정부에 맹공을 가했다. 이 대표는 “무능폭력정권”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정권” 등 표현을 쓰면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올렸다.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건 검찰 스토킹”이라며 “2년 가까이 400번이 넘는 압수수색을 통해서 그야말로 먼지 털듯 털고 있지만 단 하나의 부정 증거도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번 단식투쟁이 사법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한 시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무기한 단식 계획을 공개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행동에 옮겼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 비판에 전력을 쏟았다. 이 대표는 일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권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고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핵폐수 투기테러에도 저항은커녕 맞장구치며 공범이 됐다”고 공격했다. 이 대표는 또 “어민·횟집·수산업 종사자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국민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는데, 대통령은 ‘1+1을 100이라 하는 선동세력’이라며 국민과 싸우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선 “공산주의 사냥하던 철 지난 매카시가 대한민국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선 “국가의 부름에 응했다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청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기는커녕 진실 은폐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종점이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바뀌고, 의혹이 제기되자 수조원대 국책사업을 느닷없이 백지화한다”면서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부터 1박2일간 열리는 긴급의원총회에서도 “국민들은 약해 보이지만 물 같은 존재여서 정권을 만들기도 하지만 언제든 뒤엎을 수 있다는 선대들의 말을 대통령, 정부·여당은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당대표 사퇴론을 일축하면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민주당 지지자들,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당 지도체제를 지지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민주당 비명계에서도 곱지 않은 말이 나왔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대표가 단식해야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방탄용 단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생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역공을 가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전남 순천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사법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자꾸 민생 발목잡기를 하는지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단식투쟁은 이 대표 스스로 제안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비공개 지도부회의에서 이 대표가 처음 단식 얘기를 꺼냈고, 30일 회의를 재소집해 단식 결정을 지도부 의원들에게 최종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고위관계자는 “단식에 대한 이 대표의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고 말했다.

박장군 신용일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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