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부터 받으라"…국민의힘 파상공세 [이재명 단식 ③]

김기현 "거대야당 대표의 직무유기"
박대출 "단식, 약자 마지막 저항수단"
조경태 "이재명 단식, 비겁하고 추하다"
유승민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단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돌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와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자꾸 민생 발목잡기를 하는지 참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31일 전남 순천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 그것도 거대 야당을 이끄는 당대표가, 직무유기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살림을 돌봐야 하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행여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하는 처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단식이나 서명 운동은 약자들의 마지막 저항수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단식 장소인 국회에서는 원내 제1당이 강자"라며 "강자의 단식은 저항이 아니라 땡깡이자 협박이라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말씀을 경청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게 정치 지도자"라며 "어민·어시장·횟집 종사자들은 수산물 소비를 애타게 원하고 있다.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 수산물을 드실 때"라고 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체 무엇을 위한 단식이냐. 결국 자신을 향한 법의 심판이 다가오니 어떻게든 관심을 돌려보기 위해 가장 치졸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고작 개인방탄과 국면전환을 위한 정략으로, 과거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던 단식카드까지 들고나왔으니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의 복지 사각지대에는 제때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가정이 있고, 당장 수많은 서민이 오늘도 생계를 위해 일터로 향하는 마당에, 제1야당 대표가 되지도 않는 핑계로 단식에 나선다고 하니 황당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그는 지난 1년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을 '이재명 호위부대'라고 평가한 뒤 "민생외면·방탄일색·윤리파산을 자처했다"며 "돈봉투, 코인 게이트, 성범죄 혐의에도 서로를 보호하는 방탄 스킬만 날로 늘어났고, 당당히 외쳤던 민주당의 혁신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정도로 망신만 거듭하다 끝나버렸다"고 꼬집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단식'이든 '국민항쟁'이든 할 때 하더라도 약속한 '영장심사'부터 먼저 받으라"며 "국민들이 이재명 대표에게 기대하는 것은 오직 그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대표 취임 이후 1년 동안 본인 혼자만 살겠다고 방탄에 전념하고 나서 남 얘기하듯 윤석열 정부를 탓하며 갑자기 무슨 단식이냐"며 "방탄을 위한 꼼수쇼 치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다. 이쯤되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악어의 단식'이라 부를만하다"고 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투사들이 하셔야 할 단식을 지역 토착 비리 잡범이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대장동, 백현동, 쌍방울 대북송금 등 전방위적인 사법처리에 더 이상 도망갈 곳 없는 범죄혐의자의 궁색한 몸부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 당당히 소환에 응하겠다던 약속이 예상대로 허언임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재명 의원이 가야할 곳은 단식농성장이 아니라 재판정"이라고 했다.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단식, 비겁하고 추하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단식이냐"며 "아무런 감동도, 울림도, 안타까움도 없는 단식이다. 단식이 아니라 사퇴가 답"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은 합니다, 말 바꾸기'란 해시태그와 함께 이 대표가 과거 성남시장 시절 '맘대로 안 된다고 단식해선 안 된다'고 발언한 기사를 공유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사받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예를 들어 절도죄·사기죄로 소환받았을 때 단식하면 수사가 없어지나. 형사사건은 형사사건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