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 느끼고 있었을 것"…프리고진 사망 3일전 영상 보니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생전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연계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에는 이날 이동하는 차량에서 촬영된 듯한 프리고진의 생전 영상이 올라왔다.
프리고진은 영상에서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2023년 8월 하순의 주말이고, 난 아프리카에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나를 없애버리는 것과 나의 사생활, 내가 얼마나 버는지 등 뭐든지 간에 나에 대해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난) 아무런 이상도 없다"며 손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영상에서 언급된 '2023년 8월 하순의 주말'은 이달 19일 또는 20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프리고진은 이로부터 3~4일 뒤인 23일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영상 속 그의 발언들은 그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장복과 모자·시계 등 프리고진의 차림새가 추락 사고 직전인 지난 21일 공개된 영상과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프리고진은 사막을 배경으로 "바그너는 모든 대륙에서 러시아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아프리카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고 말해 그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추정을 낳았다.
프리고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격전지 바흐무트를 장악하는 등 전과를 세웠다.
그러나 지난 6월 러시아군 지휘부에 불만을 품고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벨라루스의 중재 끝에 처벌을 면하는 대신 러시아를 떠나기로 합의했다.
이후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일각에선 그의 사망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푸틴 배후설'을 부인하는 한편 프리고진이 암살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프리고진은 지난 29일 자신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포로호프스코예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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