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화장품 ‘30년 아성’ 샤넬 제치고 첫 1위 [JAPAN NOW]

日 수입 화장품 시장서 각광받는 韓

일본 잡화점 체인 로프트에서는 올해 3~6월 한국산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6배로 늘었다. 로프트에서는 특히 립스틱과 마스크팩 등이 인기가 높다.

편의점 체인 로손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립스틱 등을 공동 개발해 3월 말 판매를 시작했다. 당초 두 달 치 재고량을 준비했는데, 발매 사흘 만에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 제품 사이즈를 일반적 크기의 3분의 2로 줄여 가격을 낮추면서 인기가 더해졌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존재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산이 처음으로 프랑스산을 누르고 1위에 오르는 성과까지 냈다. 한국 화장품 인기에는 아이돌을 비롯한 한류가 영향을 미쳤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높은 점 등도 일본 소비자 구매를 끄는 요인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른 일본수입화장품협회의 지난해 화장품(향수와 샴푸 포함) 수입액 통계에서 한국산은 775억엔으로 프랑스산(764억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산은 샤넬, 랑콤 등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일본 화장품 수입액에서 30년 가까이 순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10년 새 6배가량으로 수입액이 늘어난 한국산이 급기야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 화장품 인기와 관련해 “시세이도 같은 강한 국내(일본) 브랜드가 있는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외출의 기회가 줄었던 상황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수입이) 늘었던 것은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일본 내 한국산 수입액 775억엔

가성비·아이돌 인기에 소비자 늘어나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높아진 배경은 뭘까. 요미우리는 한국산 화장품이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남녀를 불문하고 폭넓게 지지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적으로 한류 아이돌 인기가 높아져 젊은 층 사이에서 ‘가격이 적당하고 좋아하는 아이돌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생겼고 이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을 구매하는 움직임도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한류 인기가 뒤바람이 되고 있다”며 “화장품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일본의 젊은이 사이에서 한국의 미(美)에 대한 동경이 자라왔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국 브랜드의 마케팅력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이 밖에 소규모 주문에도 대응하는 한국 업체에 일본 기업 등이 생산을 위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브랜드를 중시하는 일본에서는 과거 한국산 화장품 품질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2007년께 ‘비비크림’이 유행하면서 한국산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게 정설이다. 닛케이는 “인기가 일회성이 아니며 차례차례 유니크한 상품을 투입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업계에 큰 전환점이 되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은 ‘일회성 붐’이 아니고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화장품과 관련 일본에서 허용되지 않는 성분이 포함된 상품을 개인적으로 수입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등 문제도 일부 발생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한국산 화장품의 저변은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일본에서의 한국 주요 업체 마케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2분기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도 일본 실적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본 지역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5%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4호 (2023.08.30~2023.09.05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