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면역항암제 첫 건보 적용…약값 4300만원→215만원 '뚝'
혁신적 면역항암제가 위암과 식도암에 처음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또 건보가 적용되는 복제약(제네릭) 7675개의 가격이 최대 28% 삭감된다.
보건복지부는 3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면역항암제 건보 적용은 1일, 복제약 가격 인하는 5일 시행한다.
건보료 10만원 이하 직장인 87만~162만원
현재 키트루다·옵디보·티센트릭·임핀지·바베시오 등 5개의 면역항암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 중 위암에 적용되는 약은 없었다. 위원회는 31일 한국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니볼루맙)에 건보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모든 위암 환자에게 적용하지는 않고 조건을 붙였다. ‘특정 유전자 발현이 확인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일반적인 위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이 대상이며 일반적인 화학 항암제(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와 함께 쓸 경우에만 적용한다.
특정 유전자는 PD-L1이라는 면역조절 단백질 수치가 5 이상(발현 비율 CPS≥5)이면서 HER 2(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 유전자가 음성인 경우이다. 위선암과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 1728명, 식도선암 91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여기에 약 600억원의 건보재정이 들어간다.
옵디보 20mg 주사약의 건보 적용 약값은 27만9568원, 100mg은 111만8490원, 240mg은 253만4904원이다. 진행성 위암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는 현재 보험이 안 돼 연간 4300만원을 전액 부담하는데, 1일부터 215만원(약값의 5%)만 내면 된다.
건강보험료가 월 10만620원 이하인 직장인이나 5만3470원 이하의 지역가입자는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따라 약값 본인부담금 215만원을 다 내는 게 아니라 87만~162만원먼 내면 된다.
복제약 재평가 도입 후 첫 삭감
정부는 2018년 고혈압약 성분인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이 검출된 것을 계기로 2000년 7월 복제약(제네릭)의 건보 약가 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이미 건보 적용이 되는 제네릭 약 2만3600여개의 가격이 적절한지 재평가했다. 첫 결과가 이번에 나왔다. 1만6723개(알약·캡슐)를먼저 평가해 7675개의 건보 약가를 최대 27.75% 삭감했다.
식약처에 복제약을 허가받을 때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오리지널약과 약효가 같다는 걸 입증하는 방법)을 거쳐야 한다. 제약사가 직접 하거나 위탁할 수 있는데, 이번에 위탁한 7344개의 약가를 15% 깎았다. 식약처에 등록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한 약 75개도 15% 깎았다. 둘 다 해당하는 일부 약은 27.75% 깎았다.
이번에 삭감된 약을 보면 (주)일화의 약이 103개로 많은 축에 든다. 마더스제약·셀트리온제약·메디카코리아·보령바이오파마·동구바이오제약·한풍제약 등의 제품이 많이 삭감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하지 않거나 미등록 원료를 사용하면 투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도 다른 것과 값을 같이 쳐주는 게 맞지 않는다"며 "제네릭 개발의 기여도를 따지고 품질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재평가해서 삭감했다"고 말했다. 다만 퇴장방지 약이나 희귀약 3400여개는 재평가하지 않는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주사제 6200개를 같은 방식으로 평가해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제품은 삭감할 예정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혈액암 투병 안성기 근황…정경순·김혜수와 팔짱 끼고 간 곳 | 중앙일보
- “이제 건달 아녀, 기업인이여” 하얏트 거머쥔 배상윤의 몰락 | 중앙일보
- "이게 사람 눈이냐" 성형외과서 행패…30대 여성 아나운서 결국 | 중앙일보
- '괴물 골잡이' 홀란, 메시 제치고 UEFA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 중앙일보
- 안혜경, 9월 결혼…예비신랑은 방송계 종사자 | 중앙일보
- "보험료 15% 인상, 68세 수급...이러면 국민연금 고갈 막는다" | 중앙일보
- "1등석 예약했는데 이코노미로, 황당"…혜리, 미 항공사 횡포 폭로 | 중앙일보
- 수강신청 당일, 폐강 날벼락…서울권 대학마저 'IT 교수'가 없다 | 중앙일보
- 82살 서울백병원 마지막 진료 후…두 손에 얼굴 묻고 펑펑 울었다 (사진·영상) | 중앙일보
- 엄홍길 장딴지는 ‘짝짝이’다…그 다리로 25년간 걷는 비결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