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주담대 한도 줄어든다…DSR 산정시 40년 적용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기준이 변경된다. 실제 만기가 50년이라도 40년에 걸쳐 갚는 것으로 가정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금융당국이 주재한 가계대출 관련 회의에서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판매한 카카오뱅크·NH농협은행·수협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 등의 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과 은행연합회 임원들은 "50년 주택담보대출의 만기(50년)는 유지하되, DSR 산정 시에는 만기를 40년으로 간주해 계산해달라"는 구두 지침을 전달받았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은 늘어난다. 그럼에도 DSR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에 당장 대출자 입장에서는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대출을 틀어막는 DSR의 우회 수단으로 쓰였다. 지난 1월 수협은행이 해당 대출 상품을 내놓은 후 5대 은행도 지난달 이후 연이어 출시했다.

당국의 지침대로 시중은행 등이 DSR 산정 과정에서 50년이 아닌 40년을 가정해 상환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전체 대출 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회의에서 DSR 규제를 회피해 대출 한도를 늘리는 목적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수요를 원천 차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모든 은행에 40년 적용 지침이 적용될 것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회의에서 50년 만기 대출 기준 변경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노력 역시 당부했다. 50년 만기 대출 이용 시 전체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을 대출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다주택자·집단대출 등 부문에서 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도록 취급 과정에서 주의해달라는 게 당국의 요청이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