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맛집투어 기대된다"...6년여만에 크루즈 타고 온 유커

최충일 2023. 8. 3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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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제주야 오랜만이다"...태풍으로 하루 더


31일 오후 2시쯤 제주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제주관광공사 관계자가 중국발 크루즈 유커 어린이에게 환영 의미를 담은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제주시 제주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출발한 크루즈선 블루드림스타호(2만4782t)가 접안하자 승객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遊客)을 싣고 크루즈가 제주항에 온 것은 6년 5개월 만이다. 승객 1275명 가운데 중국단체 관광객은 661명이었다. 블루드림스타호는 제주에서 하루 동안 머문 뒤 9월 1일 오후 5시 상하이로 돌아간다. 당초 이 배는 제주에서 8시간 가량 체류한 후, 31일 오후 10시쯤 일본 나가사키(長崎)로 향할 계획이었다. 일본으로 향하는 태풍 때문에 일정을 바꿨다고 한다.

"상하이 제주와 가까워...제주 맛집투어 기대"


31일 오후 1시쯤 제주항 8부두로 중국발 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가 입항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이날 제주시 건입동 풍물패와 함께 이들을 맞았다. 이어 배에서 처음 내린 관광객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유커 마자쥔(40·상하이)은 “6년 반 만에 제주에 왔다"며 "그동안 새롭게 바뀐 이색 카페나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다니는 맛집 투어 등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상하이 지역은 제주와 가깝고 크루즈, 항공편이 많기 때문에 (제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발 크루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설치 문제로 2017년 3월 이후 제주 입항이 끊어진 상태였다.

유커는 이날 20여 대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제주 곳곳을 관광했다. 1코스는 용두암~시내쇼핑~한라수목원야시장, 2코스는 용두암~도두무지개해안도로~도두봉~쇼핑~한라수목원야시장, 3코스는 월정리~성읍민속마을~성산일출봉~제주감귤박물관를 방문했다.


오랜만에 북적인 면세점


31일 오후 5시쯤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주차장을 찾은 중국발 크루즈 유커. 최충일 기자
유커 대부분은 시내 쇼핑 시간을 면세점 쇼핑에 할애했다. 이날 오후 5시쯤 제주시 연동 롯데면세점제주점과 신라면세점제주점은 북새통을 이뤘다. 크루즈 관광객으로 가득 들어찬 제주 특산품 코너에서는 줄을 서는 광경도 포착됐다. 윤재필 신라면세점 제주지점장은 “중국발 크루즈가 재개되고 첫 손님에 기대가 크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으로 가는 대신 제주에서 하루를 더 있게 된 크루즈객들은 31일 오후 10시쯤 크루즈로 복귀해 취침에 들어가 여독을 풀었다.

입항 둘째날인 1일 이들은 오전 9시부터 10여 대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섬 곳곳을 관광했다. 관광객별로 전날 코스에 따라 둘러보지 못한 곳을 찾았다. 아이스뮤지엄·동문시장·성읍민속마을· 성산일출봉 등이 주요 코스다. 이들은 오전 시간 이런 관광지를 둘러본 후 오후에는 면세점 등을 방문, 제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 쇼핑을 했다. 이후 오후 4시까지 크루즈로 다시 복귀, 오후 5시에 출발지인 상하이를 향해 출항한다.


업계 "중국의 반일 감정, 위기와 기회"


31일 오후 5시쯤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주차장을 찾은 중국발 크루즈 유커. 최충일 기자
하지만 제주 관광업계는 일본 방사능 오염처리수 배출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걱정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 향후 중국발 크루즈가 반일 감정으로 일본 대신 다른 국가로 최종 목적지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일본 대신 부산이나 제주에 오래 정박한다면 그만큼 반사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완전히 항로를 변경한다면 덩달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날 블루드림스타 입항을 시작으로 중국발 크루즈 47척이 제주로 향할 예정이다. 이중 22척은 제주를 거쳐 일본으로 간다.

제주에는 크루즈 관광객이 2016년 120만9106명(507회) 방문해 정점을 찍었다. 그해 항만 수입과 쇼핑 매출 등으로 약 6500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로 2017년 3월부터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면서 2017년 18만9732명(98회), 2018년 2만1703명(20회), 2019년 4만6000명(29회)으로 급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제주 크루즈 관광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제주관광, 올 중국 크루즈 최대 2만명 기대


31일 오후 1시쯤 제주항 8부두로 중국발 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가 입항했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연말까지 4개월여간 1만5000명∼2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제주도에 기항 신청이 들어온 중국발 크루즈선은 지난 18일까지 264척(전체 선적 334척)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유커가 중국 중추절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거주 중국인 청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9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간 재한 중국 SNS기자단 ‘한유기’ 제주 팸투어를 진행하며 9월 15~17일 광저우 지역 광동성 국제여유산업박람회에 가서 홍보하겠다”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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