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경남 역사에 이름 남긴 이광진이 보여주는 베테랑의 역할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경남FC 베테랑 이광진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팀의 승격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광진은 최근 경남 구단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29일 하나원큐 K리그2 2023 29라운드 충남아산FC전에 선발 출전해 이찬욱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는데, 이 도움 기록으로 김동찬(15도움)을 넘어 경남 역대 최다 도움 1위(16도움)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까지 13도움을 기록해 기록 경신을 사정권에 두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경신 과정이 험난했다. 37경기 2골 8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출전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29라운드까지 13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중 절반이 넘는 7경기가 교체 출전이었다.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이광진은 '그럴 만했다'는 생각이다.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감독님의 선발 기준에 못 미쳤다"며 "다른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 나 자신도 납득할 수 있었다. 나보다 준비가 잘 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내가 경기에 나가려면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에 불만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한 발 물러선 이광진은 기회를 기다리며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집중했다. 그중에는 선수단 최고참으로서 주장단을 돕고 후배들을 챙기는 역할도 있었다. 잔여 시즌도 팀의 승격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할 생각이다. "지금 팀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점이나 신경 쓰지 못하는 점이 있을 수 있다. 경기장 안과 밖에서 이 선수들을 도와 팀이 흔들리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하 이광진 인터뷰
- 구단 최다 도움 1위에 올랐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서 팀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기록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최근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아서 내려놓은 상태였다. 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스럽다. 다행히 팀이 경기에서도 승리했다. 기록과 승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아서 기분 좋다.
- 기록이 되는 도움을 골로 연결한 선수가 이찬욱이었고, 그 골은 이찬욱의 프로 데뷔골이기도 했다. 득점 직후 이찬욱 선수가 이광진 선수에게 달려가던데
평소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후배들이랑 자주 어울린다. 찬욱이도 같이 어울리는 친구 중 한 명이다. 심적으로 서로 의지하고 대화도 많이 하는 편인데, 내가 찬욱이의 데뷔골을 돕고 찬욱이가 내 기록을 도와줘서 더 뜻깊었다. 찬욱이가 경기 끝나고 '감사하다. 형 덕분이다. 저도 형의 기록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문자를 보냈더라. 나도 답장으로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 이찬욱 선수는 2003년생이다. 1991년생인 이광진 선수와 띠동갑이다. 나이 차가 꽤 있는 데도 가까운 것 같다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어린 후배들을 챙기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프로 14년 차인데, 그중 7년 정도는 경기장 바깥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후배들이 내가 겪었던 시간, 후회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까이 지내면서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 찬욱이가 가끔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말하긴 하는데…(웃음). 찬욱이는 또래에 비해 성숙한 편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받아들인다.
- 이번 시즌 경기 출전이 꾸준하지 않은 편이다. 작년에 '커리어 하이' 시즌(37경기 2골 8도움)을 보낸 직후라 여러모로 생각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요구하시는 게 작년과 조금 달라졌다. 더 강한 몸 상태, 더 강한 멘탈을 강조하신다. 내가 감독님의 선발 기준에 못 미쳤다. 동계 훈련 때 출발이 늦어 뒤처졌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준비하지 못하다 보니 출전 시간이 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 나 자신도 납득할 수 있었다. 나보다 준비가 잘 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내가 경기에 나가려면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에 불만이 없었다. 고참으로서 뒤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면서 준비하고, 기회가 올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으니 경기장에 나섰을 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 출전이 들쭉날쭉한 상황임에도 킥 감각은 날카로운 것 같다. 교체 투입도 많았는데 13경기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팀 내 최대 도움 선수들이랑 도움 하나 차이인데
킥은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 올해뿐 아니라 축구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반복적으로 훈련했다. 노력을 한 만큼 자부심이 있다. 경기장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으로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정확한 킥으로 공격수들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 지난달 김천상무전이 경남 소속으로 리그 100번째 출장 경기였다. 앞서 여러 팀을 거쳤는데, 다른 팀에서 출전한 경기 수를 다 합친 것보다 경남에서 뛴 경기가 많다. 역사에 이름도 남긴 만큼 의미가 남다른 팀일 것 같다
김천전이 경남에서 100번째 경기이기도 했고, 내 생일에 열린 경기이기도 했다. 연이어 선발 출장하는 것도 오랜만이라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당시 내 패스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다. 김천전에서도 그랬듯이, 경남에 와서 희로애락을 다 느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팀이고 애정이 있는 팀이다. 내가 처음 왔을 때 경남은 K리그1 팀이었다. 경남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 한 경기만 더 출전하면 K리그 통산 200경기도 달성한다
프로 무대에 데뷔해서 14년을 달려왔다. 14년이란 시간을 생각하면 미흡한 수치지만, 지금이라도 200경기를 달성하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기회를 준 경남 구단에도 감사하다. 경남에서 200경기를 맞이하게 돼 더 기쁘다.
- 통산 100경기에 도달한 것도 경남 시절이었다.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여서 당시에는 따로 기념하지 못했던 걸로 알고 있다
맞다. 200경기를 채우게 되면, 100경기 축하까지 같이 해주시지 않을까(웃음).
- 상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경남은 현재 3위인데 1위 김천, 7위 충북청주와 각각 승점 6점 차다. 다이렉트 승격도 가능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
설기현 감독님의 축구가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축구다. 일반적이지 않아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울 수 있어도 결국 선수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축구를 하신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빌드업과 같은 부분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조금 매끄럽지 않은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만의 방식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시즌이 지날수록 완성되고 있다. 순위 싸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말씀하신 대로 다이렉트 승격도 노려볼 수 있고, 플레이오프를 가더라도 우리의 것이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다. 직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휴식 라운드와 A매치 휴식기가 이어지는데, 이 시기에 준비를 잘 한다면 작년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승격 경쟁에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있다. 잔여 시즌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제는 내가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다. 고참급이 (우)주성이(30), (송)홍민이, (원)기종이(이상 27) 정도다. 내가 주장, 부주장을 할 때 묵묵히 잘 도와주던 선수들이다. 이젠 내가 도울 때다. 지금 팀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점이나 신경 쓰지 못하는 점이 있을 수 있다. 경기장 안과 밖에서 이 선수들을 도와 팀이 흔들리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경남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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