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힙합, 쇼핑, SNS… 스마트폰과 이미지의 시대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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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서이제가 두 번째 소설집을 냈다.
작가의 말에서 서이제는 "디지털은 모든 것이 정보값으로 귀결되는 세계다. 재현된 세계가 아니라 촬영되는 동시에 눈앞에 존재하는 세계다. 조작과 변형이 가능하고, 허상이 또하나의 진실로 이해되는 세계"라며 "현재 내가 그런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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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제 지음
문학동네, 376쪽, 1만7000원
지금 평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서이제가 두 번째 소설집을 냈다. 인터넷과 미디어, SNS 등 디지털 매체를 소재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인터넷 화면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텍스트, 곳곳에 삽입된 이미지와 기호, 파편적으로 편집된 문단들은 형식적인 실험인 동시에 이 시대의 모습을 종이 위에 옮기려는 노력이다.
‘#바보스타상자’는 어느 날 아이돌 그룹 원픽 멤버 윤일오가 되어 나타난 사촌형 재호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는 진호의 이야기다. 대학 졸업 후 주식 투자에 실패하고 백수의 삶을 살던 진호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예리가 윤일오의 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뜻하지 않게 예리와 함께 윤일오를 ‘덕질’(무언가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며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하면서 재호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와 유튜브, 뉴스 기사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윤일오를 목격한다.
실제 인물이 디지털 공간에서 파편화된 정체성으로 존재하는 모습은 다른 작품들에서도 그려진다. ‘출처 없음, 출처 없음’에서 주인공 ‘나’의 친구 현호는 가상현실 게임 ‘로맨틱 아일랜드’에 몰두한다. ‘루이 16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현호의 게임 속 애인은 각종 루머에 시달리다 연예계를 떠난 아역배우 출신의 남성 신이정으로 밝혀진다.
작가의 말에서 서이제는 “디지털은 모든 것이 정보값으로 귀결되는 세계다. 재현된 세계가 아니라 촬영되는 동시에 눈앞에 존재하는 세계다. 조작과 변형이 가능하고, 허상이 또하나의 진실로 이해되는 세계”라며 “현재 내가 그런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서이제는 2018년 중편소설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으로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낮은 해상도로부터’는 ‘0%를 위하여’에 이은 두 번째 소설집이다. 2021년부터 2년 연속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 오늘의작가상, 2022년 김만중문학상을 받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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