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임시공휴일" 민생 챙긴 尹, 노량진서 '해산물' 점심

현일훈, 김한솔 2023. 8. 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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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31일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내 관광을 활성화해서 내수가 진작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써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1일)와 개천절(10월 3일) 사이의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연휴는 총 6일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길어진 추석 연휴를 알리면서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한 것은 추석 시즌에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서민·소상공인을 돌보고 안정시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하반기 정책은 민생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60만장의 숙박 할인 쿠폰 배포,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방침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며 “추석 성수품 가격은 작년 가격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5% 이상 낮춰서 국민이 넉넉한 명절을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하고, 농수축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670억원 규모의 농수축산물 할인 지원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내수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항공편 증편과 입국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참모들에게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민생”이라며 “각 부처는 국민이 민생 안정을 체감하실 수 있도록 비상한 각오로 임해 달라. 민생 현장 구석구석을 장관이 직접 찾아 점검도 하고, 또 필요한 지원이 즉각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윤 대통령은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전 정부는)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 “(민주당의)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28일 국민의힘 연찬회)를 비롯해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한다”(29일 국무회의) “공산전체주의 세력의 선전 선동이 결코 멈추지 않을 것”(2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으로 연일 수위가 높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회식당에서 구매한 수산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다음주로 예상됐던 임시공휴일 지정을 윤 대통령이 이날 앞당겨 발표하고, 민생 기조를 부각하자 일각에선 “강경 일변도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의 역사·이념 논쟁보다는 경제·민생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대통령 지지율 반등에 더 유효할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많았다”며 “추석이 다가오는 만큼 민생 챙기기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 뒤 윤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김대기 비서실장, 조태용 안보실장 등과 우럭탕, 전어구이, 꽃게찜 등 제철을 맞은 우리 수산물 메뉴로 오찬을 했다. 역대 대통령 중 노량진 시장을 직접 찾은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후 움츠러든 수산물 소비 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한 상인이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찍어 보이며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고 투명하다”고 설명하자, 윤 대통령이 “제가 와서 조금이라도 시장 상인들이 힘이 나면 좋겠다”고 답했다. 주변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식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수산물 소비 촉진 차원에서 이날 시작된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환급행사’ 현장을 방문해 직접 구매한 영수증으로 온누리 상품권을 환급받기도 했다.

다만, 이런 행보에도 야당과의 강대강 기류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은 크지 않다. 당장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최근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산물 업계에 대한 지원 역시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며 “근거 없는 괴담과 선동에는 적극 대응하고, 올해 중 추가로 예비비 800억원을 편성하여 우리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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