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탕후루→스무디 ‘요즘 10대 외식코스’… 당뇨병 괜찮나?
◇이미 당 섭취 충분한 한국인, ‘탕후루’까지 먹으면 당 과다
냉동 탕후루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탕후루에 들어가는 원재료 함량의 90%는 과일이다.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나머지 ▲6~7%는 설탕 ▲1.8~3%는 정제수 ▲1%가 물엿이다. 0.2% 정도의 구아검이 첨가된 제품도 있다. 구아검은 녹인 설탕물에 점성을 더해 질감을 개선하고, 물엿은 탕후루 코팅이 반짝거리게 하려 넣는다. 생각보다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과일 먹을 김에 탕후루를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건 ‘단순당’이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당류 섭취량은 58.9g이다. 음식과 음료에서 섭취하는 당의 총량을 하루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라는 게 세계보건기구 권고다. 2000kcal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일일 당류 섭취 상한선은 약 50g이 된다. 이미 당 섭취량이 충분한 상황에서 탕후루를 먹으면, 단순당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게 된다.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정자용 교수는 “당을 전체 섭취 열량의 5% 미만으로 먹어야 한다는 권장 기준은 일반적 식사만 해도 쉽게 넘는다”며 “과일에 설탕을 코팅한 탕후루까지 먹으면 당연히 넘게 된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유명지 임상강사(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역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후 디저트로 탕후루를 먹으면 당 섭취량이 과도하게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탕후루에 염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앞당기는 ‘당독소’가 많다는 말은 지나친 기우다. 당독소의 정식 명칭은 ‘최종당산화물(AGEs)’이다. 설탕을 가열할 때 최종당산화물이 다량 발생하므로 탕후루의 설탕 코팅이 그냥 설탕보다 몸에 해롭다는 말이 있었으나, 이는 과장이다. 정자용 교수는 “최종당산화물은 보통 당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몸속 지질이나 단백질과 결합해서 만들어진다”며 “설탕을 섭취하기 전에 가열한다고 해서 가열하지 않았을 때보다 최종당산화물이 더 많이 생성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마라탕→탕후루→스무디·빙수’를 순서대로 먹는 게 10대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단맛에 익숙해지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점점 더 단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정자용 교수는 “우리가 먹는 일반 식품엔 탕후루만큼 단맛이 나는 게 없다”며 “생산 기술의 발달로 과일 자체도 이전보다 당도가 높아졌는데, 여기 설탕을 코팅해서 먹기 시작하면 청소년들이 웬만큼 단 음식엔 만족을 못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탕후루만 덜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최근 유명세를 탄 탕후루에 모든 비난이 향하곤 있으나, 탕후루보다 당류 함량이 높은 음식은 이전부터 많았다. 헬스조선이 탕후루 프랜차이즈 업체 ‘왕가(王家)탕후루’에서 받은 한국분석센터 영양성분검사 결과서에 의하면, 탕후루 한 꼬치 기준으로 ▲블랙사파이어 탕후루엔 당류 24.7g(일일 영양성분기준치의 49.4%) ▲애플포도 탕후루엔 당류 22.3g(44.6%) ▲파인애플 탕후루엔 당류 21.5g(43%) ▲샤인머스캣 탕후루엔 당류 21.1g ▲스테비아토망고 탕후루엔 당류 20.9g ▲거봉 탕후루엔 당류 15.6g ▲귤 탕후루엔 당류 14g ▲블루베리 탕후루엔 당류 13.5g ▲딸기 탕후루엔 당류 9.9g가 들었다. 스무디나 빙수는 탕후루보다도 달다. 2022년 한국소비자원이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29개소에서 판매하는 음료의 영양성분 표시 현황을 확인한 결과, 스무디·에이드류 29개 제품의 1컵당 당 함량은 평균 65g(최소 28g~최대 107g)에 달했다. 2016년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서 발표한 바로는, 프랜차이즈 카페 9곳에서 판매하는 79가지 빙수의 평균 당 함량은 87g이다. 이 중 26.6%(21가지)는 당 함량이 100g을 초과했다.
왕가탕후루 정철훈 대표는 “설탕 코팅을 입히지 않은 생과일과 비교했을 때, 탕후루엔 숟가락 하나 분량에 못 미칠 만큼의 설탕(약13g)이 첨가되고, 설탕 코팅을 입힌 후에도 사이다 한 캔(당류 38g, 350ml 기준)보다 당 함량이 낮다”며 “아이스크림이나 마카롱 등 다른 디저트보다도 탕후루의 당류 함량이 높다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당뇨병·비만 예방하려면… 일일 단순당 섭취 총량 줄여야
특정 디저트만 조심하기보단, 하루에 섭취하는 단순당의 총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유명지 임상강사는 “탕후루뿐 아니라 스무디, 빙수처럼 단순당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혈당을 낮추려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중엔 인슐린이 다량 분비돼도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다”며 “이에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내당증 장애’ 상태가 지속되면 소아·청소년이라도 2형 당뇨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어릴 때 식습관이 불량해도 당장은 몸이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나쁜 식습관의 여파가 성인기까지 이어질 위험은 여전하다. 단순당 섭취량이 과도하면 소아비만이 되기 쉽다. 소아비만 환자 10명 중 7명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비만은 2형 당뇨의 주요 위험인자이므로 당장은 괜찮아도 자라면서 비만이 되거나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등 합병증을 얻을 수 있다.
설탕 코팅을 하지 않은 생과일이라도 과도하게 먹으면 안 된다. 과일에도 과당이란 단순당이 많아서다. 소아청소년과 유명지 임상강사는 “과일 속 과당을 과다 섭취하면 체내 요산량이 증가해 혈압이 높아질 수 있고, 뇌에서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식욕 억제가 안 될 수도 있다”며 “건강을 생각한다면 과일만 챙겨 먹을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영양소와 식품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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