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G20 불참키로"…중·인도 싸움에 미·중회담도 날아가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G20 회의 주최국인 인도 정부 관계자와 중국 정부 관계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의에 시 주석 대신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시 주석이 G20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불참 사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G20 회의는 내달 9일과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를 열흘 남짓 앞둔 시점에서 ‘시 주석 불참설’이 불거진 배경으로 외신들은 “최근 급격히 악화한 인도·중국 관계가 영향을 줬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22~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때만 해도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짧은 환담을 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인도 외교부는 “두 정상이 양국 간 해결되지 않은 히말라야 국경 문제와 관련해 잘 관리해나가자고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부터 닷새 뒤인 29일 중국 천연자원부가 ‘2023년판 중국 표준 지도’를 공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국 정부는 인도와 중국이 1962년 전쟁을 치렀던 카슈미르 지역의 악사이친 고원과 인도 북동부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등을 모조리 자국 영토로 표기했다.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 도서들도 중국 영토로 표시했다.
인도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인도 외교부는 “인도의 영토에 대한 중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거부하며, 이와 관련 중국 측에 외교 경로로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외교부 장관이 29일 저녁 현지 매체 NDTV에 출연해 “자기들 영토가 아닌 지도를 공개하는 건 중국의 오래된 버릇”이라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고 해서 다른 나라 영토가 당신들 것이 되는 게 아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과 인도는 과거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른 적이 있고, 2017년·2020년에도 국지적인 분쟁을 벌였다. 특히 2020년 6월 카슈미르 지역 갈완 계곡에서 중국 병사들이 인도 병사 20명을 나무 몽둥이로 때려 사망케 하면서 양국 갈등이 크게 점화됐다. 중국 쪽도 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양측의 고위급 교류는 끊어지다시피 했고,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다자회의 석상에서 짧게 인사만 나누는 정도로 양국 관계가 경색된 상태였다.
불똥 튄 미·중 정상회담…11월로 미뤄지나
이에 따라 올 하반기 다자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뉴델리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되면,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APEC 정상회의는 11월 15~17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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