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상저하고 '경고등'
하반기 들어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최근 반등 움직임을 보였던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하락했다. ‘트리플 하락’을 기록한 건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폭우·폭염과 같은 계절적 요인을 비롯해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제조업 재고율 증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인한 자동차 판매 감소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생산 0.7%↓…반도체 등 주력 품목 일제히 하락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도 2% 감소했다. 주력 품목인 전자부품(-11.2%)과 기계장비(-7.1%), 반도체(-2.3%) 등이 일제히 내리막을 걸었다. 통계청은 전자부품의 경우 정보기술(IT)용 액정표시장치(LCD)와 LCD 편광필름 등의 생산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은 감산 영향으로 지난 2월(-15.5%) 이후 5개월 만에 2.3%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 가운데 내수 출하는 2.4%, 수출 출하는 14.5% 감소했다. 수출 출하의 경우 1987년 8월(-15%) 이후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수출이 6월보다 7월에 부진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전산업 생산이 3개월 만에 감소했으나 월별 변동성이 큰 공공행정을 제외하면 산업생산은 보합 수준으로, 회복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 3.2%↓·투자 8.9%↓…“승용차 판매 감소 영향”
통계청은 소비와 투자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난 것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승용차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통계관은 “지난 6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6월에 승용차 판매가 13% 증가했고 그 기저효과로 7월에 12.3%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99.6으로 2개월째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라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부 “일시적 요인↑” vs 전문가 “상저하저 가능성”
이 같은 ‘트리플 감소’ 결과에 정부는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반영된 점을 강조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전반적으로 날씨같이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강수량이 늘어나 외부활동이 어려웠던 점이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감소 등은 기상 악화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변동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기조적인 회복 흐름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내수 둔화와 세수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7월 한 달만 놓고 예측을 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계속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신호들이 오고 있다. 세계 경제, 특히 중국 경기 부진이 그렇고 8월 날씨도 매우 더웠다”라며 “지금보다 더 나빠지진 않겠지만, 성장률이 다시 올라가기는 무리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 가능성을 전망하며 “경기가 상승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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