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이런 센터가 있습니다

이혁진 2023. 8. 3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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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개관한 남북통합문화센터, 알려지지 않아 아쉬워

[이혁진 기자]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물
ⓒ 이혁진
 
서울 강서구 지하철 마곡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남북통합문화센터'가 있다. 7층 짜리 건물로 통일부 시설이다. 정부기관이지만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곳이다. 한 마디로 '베일에 싸인 곳'이다.  
    
남북통합문화센터는 탈북민과 일반주민들이 함께 소통하면서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남북 문화의 순기능을 살려 통합과 협력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2020년 5월 개원했다.  
   
그러나 연초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센터 활동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오프라인 모임과 행사는 근 2년간 열리지 못했다. 센터가 당초 계획과 달리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일반에 알려지지 못한 배경이다.
     
지난해 코로나가 해제되자 센터도 대면으로 전환하고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조차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센터를 탈북민을 위한 곳으로 "무섭다"고 여겨 접근을 꺼리는 주민들도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이처럼 남북한에 대한 이해부족과 편견은 심각하다. 탈북민이라면 무시하거나 경원하는 남한주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센터가 혐오기피시설로 오해받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김아무개(55)는 "센터에 뭣도 모르고 들어왔다. 1층 로비 카페의 아늑한 분위기에 끌려 센터 프로그램을 살피면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비로소 알게 됐다"며 "센터를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센터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필자 또한 지난 봄 인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업무를 보려 왔다가 센터를 처음 발견하고 잠시 들렀었다.
 
 탈북민이 만든 물건을 파는 가게 이음상회
ⓒ 이혁진
센터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 도자기, 캘리그래프, 모빌공예, 보자기아트 등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하루공방 '공동취미구역', 버스킹, 뮤지컬, 노래자랑, 공연 프로그램의 '문화어울림의 날', '남북청소년합창단' 등으로 이용객들로 매일 북적이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심리상담지원과 의사소통교육을 위해 상담센터(마음숲)와 언어교육프로그램(소통어학당)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센터 5층에 설치된 양준혁 야구재단이 제작한 <야구공 한반도지도>
ⓒ 이혁진
 
센터는 남북 문화의 동질과 차이점을 살펴보는 기획전을 전시하고 있다. <이상동몽>이라는 주제로 남북한 위인들의 우표를 특별 전시해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탈북민 현황을 이해하고 분단의 아픔에 공감하는 교육과 체험코너도 마련돼 있다. 또한 센터 5.6층에 마련된 '평화통일도서관'은 일반도서관과 달리 어린이와 유아 관련 도서를 비치해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남북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나타낸 한반도 형상
ⓒ 이혁진
특히 6층은 평화통일 관련 특화자료를 비치해 북한연구자나 학생들의 열람이 가능하다. 공항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도서관의 독서미술 문화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눈길 끄는 프로그램은 열정적인 남북주민이 한데 모여 자원봉사를 펼치는 활동이다. 센터는 정성 나눔, 음식 나눔 등 다양한 자원봉사를 통해 남북한이 하나로 통합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필자는 조만간 센터의 '남북생애나눔대화' 프로그램에 참여 신청할 예정이다. 탈북민과 만나 서로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과정에 관심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 평생 살아온 남한을 진솔하게 알리고 나 또한 탈북민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요량이다.  
    
센터는 시중 백화점 문화공간과 유사하지만 '통일'과 '평화'라는 주제가 특화된 문화프로그램이 많다. 센터는 남북이 문화로 하나 되는 모습을 꿈꾸는 곳이다. 실제 북한 출신 아코디언 연주자가 남한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남북 주민이 함께 손과 정성을 모아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센터가 북한이탈주민만을 위한 시설이거나 기관이라는 인식부터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할 듯싶다. 탈북민은 2020년 코로나 개시 시점부터 그 숫자가 대폭 감소하고 최근에는 거의 입국하는 탈북민이 없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북한주민은 물론 탈북민들에 대한 인권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30일 개최한 남북통합문화센터 국민참여단 위촉식
ⓒ 이혁진
 
이에 통일부도 센터 알리기에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통일부는 어제 30일 3개월간 남북통합문화센터를 홍보하는 '국민참여단' 위촉식을 개최하고 이들에게 센터 프로그램 참여와 모니터링 미션을 부여했다. 전국적으로 선발한 참여단에는 일부 탈북민도 포함됐다.

2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30여 명의 참여단은 센터 정체성과 기능을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다. 센터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이들은 센터 SNS에 홍보하는 역할도 맡는다. 개인적으로 센터가 누구나 오가는 친근한 시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번 들러보면 센터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지지할 만큼 매력과 분위기 있는 곳이다.

소식지 '통통레터'를 통해 센터의 매월 일정과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센터는 월요일과 일요일, 법정공휴일은 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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