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에…與 "생뚱맞게 무슨" 野 "사즉생의 투쟁"
박대출 "단식할 때가 아니라 수산물 드실 때"
박지원 "김대중, 김영삼도 단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데 대해 여당은 "방탄 단식"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민주당은 "최상의 투쟁"이라며 옹호에 나섰지만, 야권과 제3지대에서는 "감흥도 없고 공감도 안 된다"는 목소리도 포착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지난 1년간 스스로의 잘못과 허물 때문에 과반 의석을 갖고도 야당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해놓고 이제 와서 생뚱맞게 무슨 단식인가"라며 "아무런 감동도, 울림도, 안타까움도 없는 단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단식인가"라며 "단식이 아니라 사퇴가 답이다.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전남 순천 현장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삶을 돌봐야 하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며 "제1야당 당 대표가, 그것도 거대 야당을 이끌고 있으면서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SNS서 "과반 의석을 무기로 입법 독재를 일삼는 제1야당의 당대표는 약자가 아니라 절대 강자다. 행여 약자 코스프레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하는 처사가 될 것"이라며 "어민, 어시장, 횟집 종사자들은 수산물 소비를 애타게 원하고 있다.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 수산물 드실 때"라고 했다.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은 SNS서 "민주투사들이 하셔야 할 단식을 지역 토착 비리 잡범이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했고, 오신환 전 의원은 "비회기 때 영장 청구하라고 듣도 보도 못한 제1야당 대표 특혜 요구하더니 그게 안되니까 방탄 단식에 돌입하는 이 대표"라고 지적했다.
야권, 제3지대 인사들도 단식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SNS서 "소수당도 아니고 168석의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 대표가 정기국회 개회 앞두고 무기한 단식 선언? 지난 6월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던 결연한 선언을 이렇게 실천하나"며 "방탄단식 소리 듣기 전에 철회하시고, 해야 할 일 제대로 하시라"고 했다.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의 대표가 마지막 저항 수단이자 처절한 투쟁 방식인 ‘단식농성’을 택했다는 것이 무척이나 개탄스럽다"며 "이 대표의 단식은 명분도 약하고 효과도 미지수"라고 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선언할 것은 무기한 단식이 아니라 구속영장 심사를 당당하게 받겠다는 선언"이라며 "대체 무엇이 두려워 좌충우돌하는가. 이제는 급기야 단식이라는 꼼수까지 부리면서 관심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발버둥 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인사들은 이 대표의 단식을 지지하고 나섰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언인 '사즉생(死卽生)'을 언급하며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도 야당 지도자 시절 단식으로 민주주의를 지켰다"며 "대통령께서 싸우자 하시는데, 국가재난시대로 이끄는 대통령,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외교를 파탄내는 윤석열 정권을 향한 최상의 투쟁"이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단식 현장에 함께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무능, 고집불통, 폭력정권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대한 전면 투쟁을 시작한다"며 "전국민 항쟁을 통해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이 대표가 최선봉에 서서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목포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 다녀가시더니 힘 받으셨나 보다. 집회에서 국민항쟁을 주문하시더니 오늘 무기한 단식투쟁 선언(하셨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부에 목숨 건 무기한 단식투쟁에 맞서는 이 대표를 응원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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