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임시완이 전할 '1947 보스톤'의 감동 실화…추석 극장가 승자 될까 [D:현장]
배우 하정우, 임시완이 보스톤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최초로 태극기를 휘날렸던 감동 실화로 2023년 추석 극장가를 물들인다.
31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강제규 감독,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1947 보스톤'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 신작이다.
강제규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세 인물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실에 근접해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했다. 시나리오 작업 때도 픽션과 가급적이면 픽션을 최소화 하고 실제 이야기를 담는데 신경 썼다. 두 번째는 이 영화가 마라톤 이야기이다 보니, 마라톤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어떻게 42.195km를 어떻게 구성하고 흥미진진하게 보여줄지 시나리오 작업부터 고민했다. 임시완이 서윤복 역의 마라토너를 맡았는데, 임시완을 어떻게 하면 서윤복화 할까, 진짜 마라토너로 어떻게 만들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하정우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역을 맡았다. 하정우는 "드라마의 힘이 컸다. 이 영화를 접하기 전까지 손기정 선생님을 민족의 영웅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 안의 상황은 몰랐다. 어떻게 태극마크를 달았고, 어떻게 보스톤 대회에 참여하게 됐는지, 시나리오를 보고 그 여정에 울림이 있었다. 또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강제규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하정우는 실존 인물 손기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금메달을 따셨다. 그것에 대한 아픔이 크셨던 것 같다. 그 이후 탄압과 핍박을 받으시며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그러면서 서윤복 선수라는 사람을 만나서 재기하게 됐다. 자기가 못다 이룬 꿈을 서윤복을 통해 이루는 과정을 겪으셨다"라며 "외골수적이고 끊고 맺음이 강한, 그런 에너지가 큰 분이라고 느껴졌다"라며 "촬영 전 실존 인물이다 보니, 연기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뱉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손기정 선생님을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에서 손기정 선생님이 나오는 장면에 있어서 감독님께 굉장히 사소한 것부터 많이 물었다. 실제 성격, 그런 시간을 어떻게 이겨내고 보내셨는지 그런 이야기를 촬영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들려주셨다"라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여름 텐트폴 '비공식작전'에 이어 '1947 보스톤'으로 추석 극장가에 연이어 도전한다. '비공식작전'이 105만 관객에 그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실패하면서 하정우의 이번 성적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는 "너무 속상했다. 내부적으로 기대를 엄청 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제 인생에서 처음 맛 본 것도 아니라 다시 추스르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답노트를 만들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1947 보스톤'은 드라마가 굉장히 세다. 손기정 선생님 역을 맡은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가슴이 뭉클하고 웅장해진다.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느낀 마음을 온전히 관객에게도 잘 전달이 돼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손기정의 제자로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던 서윤복을 연기한 임시완은 "달리기 육상 선수로 작품에 임한 적이 있지만 시기적으로 제가 달리기를 접한 건 '1947 보스톤'이 처음이었다. 마라톤을 처음 접하게 되고 마라톤의 매력에 빠지며 자연스럽게 현재까지 러닝크루에 가입해 뛰고 있다. 제 일상에 연기활동 하느라 없었던 건강한 취미 생활도 만들어준 작품이라 특별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임시완 역시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경각심을 갖고 임했다. 그는 "실제 인물 서윤복 선생님이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것처럼 저 역시 이 작품을 할 때 작품에 임하는 동안만큼은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라고 생각하고 임해야겠다 싶었다. 이 작품을 선택한다면 국가대표분들에 비할 바는 못되겠지만, 이 작품을 하는 동안은 국가를 대표해 하고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자고 했다"라고 당시 작품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임시완은 당시 손윤복 선수의 외형을 영화에 비슷하게 담기 위해 체지방 6%까지 몸을 만들었다. 그는 "우선 마라톤을 처음 접하는 거라, 이 영화를 찍기 두 달 전부터 코치님과 계속 훈련했다. 그래서 실력적으로 짧은 기간에 비슷하게 담고자 했다. 외적으로도 마라토너의 모습이 보여야겠다 싶어서 식단과 운동을 겸하면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이를 병행했다. 원체 몸이 좋았다면 덜 고생했겠지만, 운동을 많이 하는 성향이 아니라, 약간 촬영 중간중간 운동을 계속해서 근육이 쫀쫀하게 있는 상태로 보이게끔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체지방 6%는 인생 처음으로 봤다. 저도 좀 많이 신기했다. 그 뒤로 다시 보지는 못했다"라고 전했다.
하정우는 "시간 날 때마다 웨이트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래서 마지막 대회 장면에서 배우가 아닌 선수가 뛴단 느낌이 들었다. 놀라운 장면이다"라고 임시완을 칭찬했다.
임시완은 "마땅히 제가 해야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편하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그냥 운동을 받을 때를 연상해 봤다. 보통 힘들어죽겠는데 '하나 더' 할 때 실제로 뇌를 긁을 정도의 자극이다. 그때 반응에 대해서 극한으로 갔을 때의 반응이 나오겠구나 생각하며 촬영하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호주 멜버른에서 마라톤 촬영을 진행했다. 강 감독은 "현지 촬영에서 도시 하나 전체를 통제하면서까지 협조를 해주셔서 이게 한류의 힘이라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한국 콘텐츠를 사랑해 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멜버른을 처음 갔는데 굉장히 아름다웠다. '1947 보스톤'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세트장 같았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이 작품은 2020년 음주 혐의로 경찰에 기소된 배성우가 보스턴 대회에서 서윤복의 코치로 참가해 12위로 골인한 남승룡 역을 연기했다.
강제규 감독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속상하고 안타깝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가 이 상황을 접하고 후반 작업을 하면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저 역시 버겁고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주변 의견도 많이 들었다. 작업을 계속해나가며 곰곰이 생각한 지점은 1947년,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세분의 이야기이고 이 분들의 업적이 있는데 삶의 궤적이나 기억이 왜곡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하는 게 도리란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이 작품이 가고자 했던 방향에 충실하게 작품을 마무리 짓는 것이 감독으로 할 일 같았다"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1947 보스톤'은 일찌감치 추석 개봉을 예고해 왔다. 여기에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와 '거미집'이 9월 27일로 개봉을 확정하면서 세 작품이 같은 날 맞붙게 됐다.
강제규 감독은 "촬영이 끝난 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촬영을 마친 후 설 쯤에 개봉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닥쳤고 불가피하게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 또 일부는 배성우를 관객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올해 추석 개봉을 최종적으로 결정지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속이 탔다. 영화를 찍고 마무리가 됐는데 개봉을 못하니 그 시간이 저에게 혹독하고 힘들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영화를 하며 편집실, 녹음실 등을 자주 다녔다. 수정을 끊임없이 할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작업이 끝난 건 2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점이 다행이다. 추석에 개봉하는 많은 작품이 있는데 다행히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다.관객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접할 기회가 아닐까 싶다. 저 역시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다. 이 영화가 가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중한 이야기, 그리고 이 자산을 통한 메시지, 도전, 열정 등이 관객에게 많은 부분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이 있다"라고 흥행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하정우는 강제규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자신의 꿈이 실현됐다고 밝히며 "2003년 대학 졸업반일 때 '벽돌집'이라는 고깃집에서 강제규 감독님이 그 집에서 연출부를 데리고 회식 하시는 모습을 우연히 봤다. 그 때 한참 오디션 보고 다닐 때라 강제규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열망이 컸다. 제가 그 상호명부터 상황까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그때 그 식당에서 나오며 '나도 언젠가 배우가 돼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해서 저 자리에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배우를 꿈꾸며 오디션을 보러 다닌 '청년 하정우'의 꿈이 이뤄지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니었나 싶다. 추석 때 많은 작품과 개봉하는데 다양한 선택하며 극장에 와주셔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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