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 치료제·백신 뒤에 ‘국가’ 있었다…“넥스트 팬데믹도 맡겨주세요”
SK바사·셀트 협업…산업 맞춤형 지원 펼쳐
넥스트 팬데믹 대비…9개 감염병 백신 개발中
지난 3년의 팬데믹, 우리는 미국, 영국 다음으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개발한 전 세계 세 번째 국가가 되면서 K-바이오의 역량을 알렸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셀트리온,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개발로 기업들이 모두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 뒤엔 숨은 주역이 있었다. 바로 ‘국립감염병연구소’다.
29일 충북 오송에 위치한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에서 열린 ‘감염병 예방관리 아카데미’에서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2020년 9월 설립된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팬데믹 기간 후보물질 발굴, 면역원성 검사, 후향 추적 조사 등 다양한 연구개발(R&D) 활동을 통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협조했다”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국산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공동개발한 기관이다. 렉키로나주 개발에서 연구소 내 신종바이러스매개체연구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코로나19 감염제를 위한 치료물질 및 연구자원 개발 연구를 셀트리온과 함께 진행했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을 위해서는 법 개정도 시도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공공기관으로서 민간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을 돕기 위한 적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힘썼다. 또 임상을 진행함에 있어 장비, 시설, 전문 인력 등 인프라를 지원하기도 했다.
장희창 연구소장은 “연구소 부임 이전에는 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직접 대면했었다”며 “당시 전쟁통을 방불케 하는 현장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무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서 연구소에 부임하며 이러한 감염병 치료제, 백신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엔데믹에 접어든 지금도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코로나19와 함께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실험실에서는 아직도 한창 코로나19 백신의 면역원성 확인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노바백스 등 추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종했던 백신을 대상으로 면역원성 확인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면역원성 확인시험, 일명 항체 중화능 시험은 항체에 의해 바이러스가 무력화되는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이 시험을 위해 연구진들은 실내 온도 25℃, 평균 습도 50%가량의 음압 실험실에서 하루를 꼬박 보낸다. 실험실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음압시설과 같은 BL3(생물안전3등급 연구시설) 조건이 필수인데 이러한 조건이 연구진들에게는 매우 힘든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코로나19 후유증 조사 등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자체에 대한 전 주기적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장희창 소장은 “총 1만명을 목표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소아, 청년층을 대상으로 추후 영향력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사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를 단지 일회성으로 앓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지켜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넥스트 팬데믹 대비 시작…“100일 내 백신 만든다”
엔데믹에 접어든 지금, 국립감염병연구소는 다가올 팬데믹을 대비하고 있다. 김경창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 과장은 “21세기에 들어서는 감염병, 특히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격년 단위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지속적인 치료제 개발은 물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치료제의 경우 항체치료제 형태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경창 과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발생 당시 상용화는 되지 못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 백신연구센터(VRC)와 공동으로 메르스 항체를 개발하면서 항체 개발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역시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고 다가올 팬데믹 역시 관련 플랫폼을 활용해 조기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바이러스제 발굴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치료제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신의 경우 우선순위 감염병을 선정한 뒤 백신 ‘프로토타입’ 사전 생산을 통해 라이브러리를 비축해 둔다. 현재 우리나라가 지정한 국내 개발 우선순위 감염병은 ▲라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코로나19 ▲인플루엔자(조류 포함) ▲뎅기 ▲니파·RSV ▲치쿤구니야 ▲신증후군출혈열(한탄)이다.
김미영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연구관은 “넥스트 팬데믹 대비 백신 개발을 국내 자체개발과 글로벌 공조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며 “국내 발생 위험도가 높은 병원체의 경우 임상에 신속 진입하고 사업단과 성과물을 연계하는 등 자체 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국내 유병률이 비교적 낮은 병원체는 해외 기관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RNA 백신 플랫폼 역시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장희창 소장은 “이미 코로나19 mRNA 백신을 만든 경험이 있는 모더나와 함께 mRNA 백신 개발 진행 중이며 2026년까지는 국내 자체 기술 개발 역시 도모하고 있다”며 “추후 특허 회피가 가능한 한국형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해 신속한 백신 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신 개발은 라이브러리 비축 여부에 따라 100일과 200일 초고속 개발 절차를 밟아나갈 방침이다. 김미영 연구관은 “소요 시일은 임상 참여자 모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최대한 국내, 글로벌 기관과의 임상 협업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임상을 마치도록 할 것”이라며 “그 이전에 사전 백신 시제품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 백신 주권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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