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억' 소리나네…초고가·이색 세트 예판 인기
2800만원 샴페인·130만원 한우세트 인기
유통업계가 추석을 앞두고 내놓은 초고가·이색 선물세트의 인기가 높다. 소비자 주목도를 높이면서 채널 소싱 파워도 강조할 수 있는 상징적인 1억~3억원대 초고가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수천만원대 샴페인과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한우세트는 예약판매 기간 이미 상당수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3억 와인세트·1억 위스키 등장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 침체에 선물세트 키워드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주목받고 있지만, 백화점·호텔 등에선 양극화 수요를 기반으로 강화한 프리미엄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각 채널이 상징적으로 내놓은 수억원대 선물세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롯데백화점은 빈티지 와인 18병으로 구성한 3억2900만원 상당의 '샤또 페트뤼스 버티컬세트'를 내놓으면서 해당 상품에 대한 문의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와인 '마담 르루아 그랑크뤼 컬렉션'을 1억4900만원에 선보였다. 도멘 도브네 본 마르 그랑크뤼 2005, 도멘 르루아 클로 드 라 로슈 그랑크뤼 2011, 도멘 르루아 클로 드 부조 그랑크뤼 2006 등 3병 1세트 한정 상품이다. 신세계백화점도 1억500만원에 싱글몰트 위스키 '보모어 50년 1969' 1병을 한정 판매한다. GS25 역시 편의점 선물세트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편의점 역대 최고가 주류 상품인 1억원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를 앞세웠다.
수천만원대 샴페인과 수백만원대 한우는 관심에서 끝나지 않고, 예약 판매 기간 이미 상당 수 판매가 이뤄졌다. 백화점에서 준비한 주류·한우 등 대표 프리미엄 대표 상품은 예약판매 기간 이미 완판을 예고하면서 고가 수요를 입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돔페리뇽 P3 1971·1973·1983 매그넘은 각 2700만~2800만원 상당의 고가이나 프리미엄 주류층 고객 관심이 가장 높은 라인업으로 판매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130만원 상당의 명품 한우 특호가 15건 이상 판매 완료됐고, 70만원대 영광 참굴비 만복, 50만원대 탐라동왕갈비 등도 인기리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산 수산물 선물세트 판매 촉진을 위해 제주산 은갈치·옥돔, 전남 영광 굴비, 완도 멸치 등 24종을 자체적으로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며 "이로 인해 고가 세트 인기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등을 앞세운 호텔 프리미엄 상품도 인기다.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선 250만원 상당의 BMS 넘버나인 시그니처 1호를 비롯해 40만~110만원인 횡성한우 세트 등 정육상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신라는 한우, 전통장, 명란 등 국내산 최고급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명장·명인의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호텔신라의 배송 서비스 교육을 이수한 배송 도우미가 직접 방문해 선물을 전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10만원대부터 60만원대 선물세트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추석선물 노래방 기계 어때…이색 상품 눈길
이색 상품 출시엔 편의점 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근거리 간편한 장보기를 넘어 '이런 것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상징적인 상품을 다양하게 들여놨다. GS25는 최장 12일까지 쉴 수 있는 이번 추석 황금연휴를 고려해 국내외 여행 숙박권 상품을 내놨다. 순도 99.9% 골드바도 출시했다. 이색 명절 선물을 찾는 고객과 금 투자 수요를 반영한 명절 상품으로 1조원 수표를 모티브로 제작한 '1조황금수표'가 주력 상품이다. 가격은 13만5000~392만6000원까지 다양하다. CU 역시 3400만원짜리 위스키를 포함, QLED TV·안마의자 등 프리미엄 가전도 준비했다. 세븐일레븐은 카비와 함께 벤츠·BMW 등 고급 수입차의 구매, 리스, 장기렌트 상품을 준비해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24 역시 까사미아 리클라이너, TJ 가정용 방음 노래방 박스 등 희소성 있는 차별화 상품을 내놨다.
'김영란법' 한도 상향에…20만~30만원 세트 인기
정부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상 명절 선물 가격 상한을 30만원으로 상향함에 따라 예약판매 기간 백화점에서 20만~30만원대 상품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백화점들은 일제히 해당 가격대 추석 선물 세트 물량 추가 확보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일부터 29일까지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이 20만~30만원대 한우, 청과, 수산 선물 세트를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2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9만원 로얄 한우 혼합기프트, 저탄소 한우 혼합 기프트, 18만9000원 프레스티지 사과 샤인 애플망고 기프트 등이 대표 상품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챙긴 친환경 순종 이베리코 상품을 다음 달 11일부터 20만원대에 판매하는데, 이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가장 인기 있는 20만~30만원대 선물 세트 상품을 11~30% 확대해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축산은 해당 가격대 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약 70% 늘리고, 청과·수산도 각각 20% 이상 확대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수요가 높은 한우 20만원대 제품을 20%가량 늘리고 청과도 대표 품목인 샤인머스캣을 위주로 20만~30만원대 제품을 10%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20만~30만원대 선물 세트 물량을 평균 20%가량 확대할 방침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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