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82년 역사 뒤로한 채 오늘 폐원…오후 5시 진료 종료

이명환 2023. 8. 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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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이 31일 오후 5시 진료를 끝으로 82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폐원한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은 "오늘 오후 5시 진료를 종료한다"고 이날 공지했다.

서울백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지난 6월20일 서울 중구 백병원 건물에서 이사회를 열고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가 제안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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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들은 수도권·부산 백병원으로 발령
폐원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 내달 나올 듯

서울백병원이 31일 오후 5시 진료를 끝으로 82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폐원한다.

서울 백병원이 진료를 종료한 31일 운송업자들이 병원에 설치됐던 ATM 박스를 옮기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은 "오늘 오후 5시 진료를 종료한다"고 이날 공지했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설립된 지 82년 만이다.

병원 측은 진료기록 등 의료 관련 서류 발급을 위한 창구는 당분간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의무기록과 영상CD 등 서류 발급을 위한 통합 발급센터는 계속 운영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진료의뢰서 및 진단서(소견서) 발급은 이날까지만 진행된다.

서울백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지난 6월20일 서울 중구 백병원 건물에서 이사회를 열고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가 제안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켰다. 인제학원 측은 "외부 전문기관의 경영 컨설팅을 받아 병원 유지, 전문병원 전환, 검진센터·외래센터 운영, 요양병원 등 모든 대안을 분석하고 논의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폐원안이 통과함에 따라 이사회는 이달 31일까지만 진료하겠다고 교직원과 환자들에게 알렸다. 진료 종료에 따라 병원 측은 외래 및 입원, 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종료일과 함께 진료 및 각종 서류발급 관련 사항 등을 안내하고 입원 환자는 타 병원 전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백병원에 근무하던 교직원들은 의료원 산하 다른 병원으로 발령된다. 직원의 40% 정도인 100여명은 수도권 지역의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으로, 나머지 60%가량을 차지하는 약 150명의 직원은 부산 지역의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으로 발령된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백병원으로 발령된 직원들은 9월1일부터 출근하게 되며, 부산 지역으로 발령된 직원들은 업무 적응을 위한 교육을 거쳐 내달 4일 또는 8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백병원 일부 구성원들이 학원의 폐원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낸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백병원 소속 교수 24명과 간호사, 행정직 등 일반직원 240명 등 총 264명의 교직원은 지난 4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상대로 병원 폐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16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재판부가 양측에 다음 달 6일까지 추가자료를 내달라고 한 만큼, 결론은 진료가 종료된 후 나올 전망이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설립된 서울백병원은 서울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운영돼왔다. 서울백병원에 앞서 중앙대 필동병원(2004년), 이대 동대문병원(2008년), 중앙대 용산병원(2011년), 성바오로병원(2019년), 제일병원(2021년) 등 서울 지역 병원들이 폐원 또는 이전했다.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입구에서 '백인제 박사 정신 계승과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를 위한 백인제 가옥 걷기대회 및 기자회견'에 앞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명환 기자]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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