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부결이 이재명 지시?…野 내에서도 말 갈려

정성호 "직접 들었나"
김종민 "당 지도부의 명확한 지시 확신"

수십억 거액 코인 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명안이 민주당 위원 전원의 반대표로 부결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친명(親明) 인사들은 "'기승전 이재명 책임' 논리의 연장선"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내 비명(非明)계에서는 "명확한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친명(親明) 좌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지금 당대표가 어떻게 이 부분에 관련해서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할 수 있겠나"며 "그 지시가 어떤 지시인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그분들이 직접 들었는지, 전해 들은 건지 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날 국회 윤리특위 제명안 부결과 관련,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김남국을 지키라는 이 대표의 지시가 없었다면 민주당 의원 3명이 모두 부결표를 던질 수 있겠나"며 부결 배후는 이 대표라고 지목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이날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이 대표가 최측근 김 의원을 지키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면 이렇게 안 좋은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3명이 다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그런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당 안팎에서 민주당에 문제만 생기면 '기승전 이재명 책임', 이런 논리의 연장선이 아닌가"라며 "아무리 여러 가지 정상 참작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대표가 거기에 관련해서 자기 의사를 표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제명 반대 표를 던진 것은 그의 불출마 선언 때문이라고 봤다. 정 의원은 "정치인의 가장 큰 게 뭐냐 하면 스스로 정치 생명을 끊는 거 아니겠나, 본인이 민주당을 탈당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 와서는 내년에 출마를 포기했다. 이제 정치를 하지 않겠다라고 했던 그런 선언"이라고 했다. 친명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불출마 선언은 정계 은퇴를 의미하거든요. 정치 그만하겠다는데 이 정도면 저는 뭐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으실까 조심스럽게 좀 생각해 본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 지시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서 "(부결은) 당 지도부의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라며 "당 지도부의 명확한 지시가 있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기습 불출마 선언'부터가 기획됐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선언 자체도 다 기획 아닌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김 의원을 잘 설득해서 이렇게 (불출마 선언) 한 게 정치력이라고 보는데, 이게 민주당을 망가뜨리는 길이지 정치력이 아니다"라며 "지금 내로남불 때문에 민주당이 위기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그래도 민주당 정신 못 차린다, 이 얘기를 왜 또 들어야 되냐"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